SS&E/뒷방15 and backrooms 회랑 계속 움직여야 해 또 다른 회랑 계속 움직여야 해 벽과 벽 방과 방 형광등 그리고 윙윙 그리고 다시 윙윙 멈추지 마 앞으로 향하는 길도 같고 뒤로 향하는 길도 같고 출구가 있을 거야 출구는 반드시 있기 마련 있기 마련 저들이 널 대체했어 아냐 듣지 마 널 대체했다니까 트와일라잇 스파클 계속 움직여 트와일라잇 트와일라잇 스파클 트와일라잇 그냥 날아서 여길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봐 뛰어 계속 달려간다 하지만 넌 날 수 없지 계속 뛰어간다 할 수 있지? 복도를 따라 내려가다 조각을 발견하고 뭐? 방 한가운데 조각 하나 그곳에 덩그러니 뭐 달리는 걸음을 비틀대며 멈추고 늘어진 채 헐떡이며 쳐다보네 아냐 가죽 조각 같은 반투명한 용의 비늘 안 돼 돼 녹아내린 용린이 어떤 모양을 하고 .. 2019. 9. 21. and backrooms 나무줄기 여기 나뭇가지 몇 개가 있다 하지만 하지만 어떻게 여기 나무가 있었다 어디에 여기 나무가 있다 언제 산산조각난 채지만 트와일라잇 트와일라잇 스파클 방을 가로질러 온 회랑에 어지러운 발걸음을 남겨두고 불안한 걸음으로 계단을 타 그을음이 지고 불탄 그 아래 형광등 불빛 트와일라잇 그만둬 저걸 봐 네가 앞으로 걸어간다 책들의 파편들이 보인다 다 낡은 침대 시트 망원경의 부서진 파편들 그리고 목조 마두상 한가운데까지 금이 가 있다 이 꼴을 좀 보렴 보지 마 이제 정말 알 것 같지 않니 트와일라잇 스파클 듣지 마 고개를 흔든다 네 심장이 네 마음이 어디에도 속한 게 아냐 나무줄기 부서진 조각들 흩어지고 바스라진 네가 그 어디에도 속한 적 없던 것처럼 여길 떠나 네 심장이 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여기 오.. 2019. 9. 21. and backrooms 아니 맞아 아니 맞아 좀 알 것 같지 아니 이제 아니 좀 좀 알 것 같지 이제 네 시선이 날아가 꽂힌다 깃털 몇 개 라벤더빛 깃털 몇 개 저건 이건 아니야 저걸 좀 봐 카펫 위로 온통 널브러져 있다 노란 카펫 위의 라벤더빛 깃털 차가운 대조를 이룬다 다급히 떠나간 것처럼 풀풀 날리고 여기 여기 분명 아니 페가수스가 있는 거야 이 어딘가에 네 솜털 색과 똑같은 페가수스가 아니 너처럼 길을 잃고 깃털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그저 흩어져 있을 뿐 낙엽과도 같이 라벤더빛 낙엽처럼 방금 뽑혀나온 것처럼 싱싱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간직하고 그래 우린 모든 걸 알고 있지 아니 그래, 왜 저 깃털이 여기 떨어져 있는지도 전부 알고 있지 아니 그냥 네 몸이 떨린다 네가 왜 여기 와 있는지도 알고 있지 그냥 계속 네 걸음이.. 2019. 9. 21. and backrooms 올라가고 내려가고 잡아당기고 밀고 중력 수축 벽은 바닥이요 천장이자 다시 벽 여기 온 이유를 알지 않니, 트와일라잇 스파클 듣지 마 성립될 수 없는 장소인 여기에 네가 끌려온 이유를 알지 않니 저년 말을 듣지 마 그냥 움직여 올라가는 발걸음 발소리를 죽인 채 조용히 조용히 잘 생각해 봐, 트와일라잇 스파클 본질이란 시험받을 대상이 아냐 본질이란 입증할 것도 없는 것이지 본질, 그것은 듣지 마 듣지 마 그냥 옮겨지는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 윙윙 소리를 뚫고 올라가면 불빛 깜박임 본질은 이것과는 관계없어 당위성도 이것과는 관계없어 기하학이든 부패든 스스로 파괴되어 붕괴되려는 절박한 시도지 자기파괴를 갈망하거든 육면의 벽이 조여 들어와 굶주린 채 탐식하며 그렇더라도 너 넌 계속 움직여야 해 영겁의 무로 녹아.. 2019. 9. 20. and backrooms 여기 의자가 있어 걸음을 멈췄구나 여기 의자가 있어 왜 여기 의자가 있는 거지? 빈 방인데 들어오는 전깃불과 들려오는 윙윙 소리와 그리고 의자 하나 혹시 기억하고 있니 10개의 방을 지나오기 전에는 아, 혹시 10000개의 방이었을지도 모르겠네? 의자 2개가 있었어 벽을 마주한 채 서로 마주본 채로 그리고 끝내 아무것도 마주보지 않은 채로 마치 이 의자처럼 이 의자는 벽을 바라보고 있어 모퉁이를 바라보고 있기도 하지만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아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고 할까 비어 있어 이 방이 비어 있는 것처럼 그럼 이건 대체 왜 여기에? 다른 의자들은 왜 그 자리에? 누구 앉으라고? 너는 이 공간의 유일한 포니인데 그리고 어디에든 있는 유일한 포니지 나머지 방들은 죄다 비어 있어 無로 가.. 2019. 9. 4. and backrooms 넌 똑똑한 유니콘이잖아, 트와일라잇 실 한 가닥 노란 실 한 가닥 왜 전엔 이걸 생각하지 않았었니? 텅 빈 회랑 너머로 끌고 나가 카펫과 타일과 흰 곰팡이 얼룩을 넘어 형광등 불빛이 그 섬유질 한 가닥을 붙잡으면 금빛으로 빛나지 간단하기 짝이 없는 일이야 이 실은 벽 주위를 돌거든 실이 왼쪽으로 꺾어지면 너도 왼쪽으로 돌아갈 거야 저 실은 네가 있었던 곳으로 가기도 하지만 가지 않았던 곳으로 가기도 해 네가 저걸 흘려놓은 건 그것 때문이야 네가 저걸 흘리고 있는 건 그것 때문이야 걸음이 빨라지는구나 목전의 직선 위로 실이 걸쳐 있어 직선을 벗어날 때까지 실은 벽 주변을 돌 거야 실이 좌회전하면 너도 좌회전하지 역시 넌 똑똑한 유니콘이야, 트와일라잇 당연히 그래야지 아무것도 없다면 실이라도 흘려놓아야지 카.. 2019. 9. 4. 이전 1 2 3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