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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Rated Ponystar] 떨어진 별과 남은 자들18

18. Family Sticks Together : Big Macintosh 가족이 함께한다 농부들이 어떤 일을 하며 지낼 것 같냐는 질문에, 십중팔구는 굉장히 박진감 넘치는 삶을 살 것 같다고 대답한다. 틀렸다. 농부의 삶은 한없이 반복적이다. 일 년 중 대부분의 시간이 저녁부터 새벽까지 반복되는 똑같은 작업으로 소비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다른 변수가 끼어들거나 예상 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 중에 좋은 일은 하나 없다. 상황을 최대한 통제하며 현상 유지에 주력하고, 편차는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농부의 삶이다. 나는 변화 자체를 완전히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새로 개발된 비료를 시험삼아 뿌려 보기도 하고, 다른 작물을 심어 보거나 가끔 데이트를 나가는 정도라면 충분히 허용할 만하다. 데이트 나가려고 하는 것도 최근에서야 겨우 해 보는 정도다. 근처에 .. 2020. 5. 21.
17. Familiar : Peewee 패밀리어 : 피위 편 그는 비참했다. 나의 주인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고 나는 왜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며 비통의 노래를 불렀다. 비통의 노래, 우리 불사조들이 가장 부르기 싫어하는 노래 중 하나로 당당히 꼽히는 노래지만 상황이 그러하다면 어쩔 수 없이 불러야 하는 노래. 세상에서는 우리를 희망과 기쁨의 상징이라 여기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 정반대에 있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비통의 노래. 우리는 자신이나 우리와 가까운 사람이 비탄에 잠겨 있을 때 이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로 우리는 그들이 느끼는 고통을 고스란히 나누어 받는다. 나의 주인 스파이크는 몸과 혼으로 흐느끼고 있었고 나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나와는 아주,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 고통은 고스.. 2019. 12. 19.
16. Many Voices, One Traitor : Pinkie Pie Part III 나는 익숙한 내 잠자리에서도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방은 내가 집을 떠났을 때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풍선 그림을 넣은 벽지도, 광대 모양 수면등과 분홍색 천장 위에 걸어놓은 무지개색 선풍기와 그 한가운데 박힌 웃는 얼굴 모양 그림 모두 그대로였다. 나는 웃는 얼굴 그림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앞으로 내가 저 비슷한 표정을 지을 수 있기나 할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듣고 나니 두 번 다시 행복감 같은 건 느끼지 못할 것 같아. 다시 행복해질 수 있지, 아무렴! 찡그린 표정도 뒤집으면 웃는 얼굴이 되잖아, 마블도 용서하고 거하게 파티 한번 땡기면 해결되지! 그 사람 뒤통수나 까고 다니는 사기꾼에 배신자를 용서해? 지랄을 해라. 나라면 .. 2019. 12. 4.
15. Many Voices, One Traitor : Pinkie Pie Part II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할 무렵 그 끝자락에서 날카로운 두통이 엄습했다. 이 거지같은 기분, 낯선 것은 아니다.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내가 또 누군가를 해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내가 이렇게 의식을 잠시 잃었다는 것은, 내 머리 속 목소리 중 하나가 주도권을 잡고 뭔가 일을 저질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끔이기는 했지만 무해한 행동도 몇 번 있었다. 포니빌 곳곳을 재주넘기로 쏘다니는 것으로 하루 온종일을 보낸다거나 하는 것처럼. 그땐 의식을 찾고 보니 옆구리에 알이 배겨서 고생한 것 빼고는 별 일 없었다. 이따금씩...... 그리 유쾌하지 않은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그 누구도 내 파티에 오지 않으려 하고, 그 누구도 내 친구로 남지 않으려 한다는 생각이 드는 때처럼 말이다. 그 때마다 .. 2019. 11. 28.
14. Many Voices, One Traitor : Pinkie Pie Part I 수많은 목소리, 하나의 배신자 : 핑키 파이 편 내 이름은 핑키 파이. 평소대로라면 날 소개할 때 뭔가 재미있고 웃긴 짓을 했을 텐데. 뭐 노래를 부른다거나, 풍선을 띄운다거나, 별사탕을 왕창 섞은 케이크를 얼굴에 던진다거나 하는 거 있잖아.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라서 말이야. 왜냐니? 내 친구가 죽었는데 그럴 순 없잖아. 상실에 관해서라면 처음 겪는 일은 아니야. 평소 둥글둥글하게 지내며 웃고 다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미치거나 울 줄 모른다는 건 아니거든. 즐거워할 때나 슬퍼해야 할 때는 구분할 줄 알아. 내가 사랑한 사람들은 병환이나 노령으로 인한 자연사, 가끔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 그분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그분들과의 작별 파티가 항상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슬프기.. 2019. 11. 7.
13. I Watched Her Life : Donut Joe 일러두기 이건 작가양반이 쓴 게 아닙니다. 아닌데, 작가가 이 스토리가 맞다고 공인한 물건입니다. 작가양반이 대회를 열고 출품작 중 가장 잘 쓴 걸 골라 반영한 거거든요. 솔직히 제 입장에선 쓸데없이 긴 사문난적입니다. 짝퉁이다! 하고 제끼고 싶긴 한데 작가 공인이니까 버리지도 못하고 말입죠. 귀신같이 기네요 정말. 도우넛 조를 가지고 쓴 것치고는 악랄합니다. 대체 왜 이런 것일까요? 이런 야만적인 풍습을 하루빨리 없애야 할 것입니다. 제가 폰트 바꾸는 것까진 이해하는데 색깔 장난질하는 건 참을 수 없습니다. 폰트 바꾸는 것도 귀찮으니 그냥 볼드체나 이탤릭체만 썼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말한 건지 묘사나 서술로 표현할 능력이 안 되는 건 아닐 거 아닙니까? 그녀의 삶을 보았네 : 도우넛 죠오 편 그래, 자.. 2019.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