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32 18. Family Sticks Together : Big Macintosh 가족이 함께한다 농부들이 어떤 일을 하며 지낼 것 같냐는 질문에, 십중팔구는 굉장히 박진감 넘치는 삶을 살 것 같다고 대답한다. 틀렸다. 농부의 삶은 한없이 반복적이다. 일 년 중 대부분의 시간이 저녁부터 새벽까지 반복되는 똑같은 작업으로 소비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다른 변수가 끼어들거나 예상 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 중에 좋은 일은 하나 없다. 상황을 최대한 통제하며 현상 유지에 주력하고, 편차는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농부의 삶이다. 나는 변화 자체를 완전히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새로 개발된 비료를 시험삼아 뿌려 보기도 하고, 다른 작물을 심어 보거나 가끔 데이트를 나가는 정도라면 충분히 허용할 만하다. 데이트 나가려고 하는 것도 최근에서야 겨우 해 보는 정도다. 근처에 .. 2020. 5. 21. 17. Familiar : Peewee 패밀리어 : 피위 편 그는 비참했다. 나의 주인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고 나는 왜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며 비통의 노래를 불렀다. 비통의 노래, 우리 불사조들이 가장 부르기 싫어하는 노래 중 하나로 당당히 꼽히는 노래지만 상황이 그러하다면 어쩔 수 없이 불러야 하는 노래. 세상에서는 우리를 희망과 기쁨의 상징이라 여기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 정반대에 있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비통의 노래. 우리는 자신이나 우리와 가까운 사람이 비탄에 잠겨 있을 때 이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로 우리는 그들이 느끼는 고통을 고스란히 나누어 받는다. 나의 주인 스파이크는 몸과 혼으로 흐느끼고 있었고 나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나와는 아주,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 고통은 고스.. 2019. 12. 19. 16. Many Voices, One Traitor : Pinkie Pie Part III 나는 익숙한 내 잠자리에서도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방은 내가 집을 떠났을 때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풍선 그림을 넣은 벽지도, 광대 모양 수면등과 분홍색 천장 위에 걸어놓은 무지개색 선풍기와 그 한가운데 박힌 웃는 얼굴 모양 그림 모두 그대로였다. 나는 웃는 얼굴 그림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앞으로 내가 저 비슷한 표정을 지을 수 있기나 할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듣고 나니 두 번 다시 행복감 같은 건 느끼지 못할 것 같아. 다시 행복해질 수 있지, 아무렴! 찡그린 표정도 뒤집으면 웃는 얼굴이 되잖아, 마블도 용서하고 거하게 파티 한번 땡기면 해결되지! 그 사람 뒤통수나 까고 다니는 사기꾼에 배신자를 용서해? 지랄을 해라. 나라면 .. 2019. 12. 4. 15. Many Voices, One Traitor : Pinkie Pie Part II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할 무렵 그 끝자락에서 날카로운 두통이 엄습했다. 이 거지같은 기분, 낯선 것은 아니다.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내가 또 누군가를 해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내가 이렇게 의식을 잠시 잃었다는 것은, 내 머리 속 목소리 중 하나가 주도권을 잡고 뭔가 일을 저질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끔이기는 했지만 무해한 행동도 몇 번 있었다. 포니빌 곳곳을 재주넘기로 쏘다니는 것으로 하루 온종일을 보낸다거나 하는 것처럼. 그땐 의식을 찾고 보니 옆구리에 알이 배겨서 고생한 것 빼고는 별 일 없었다. 이따금씩...... 그리 유쾌하지 않은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그 누구도 내 파티에 오지 않으려 하고, 그 누구도 내 친구로 남지 않으려 한다는 생각이 드는 때처럼 말이다. 그 때마다 .. 2019. 11. 28. 14. Many Voices, One Traitor : Pinkie Pie Part I 수많은 목소리, 하나의 배신자 : 핑키 파이 편 내 이름은 핑키 파이. 평소대로라면 날 소개할 때 뭔가 재미있고 웃긴 짓을 했을 텐데. 뭐 노래를 부른다거나, 풍선을 띄운다거나, 별사탕을 왕창 섞은 케이크를 얼굴에 던진다거나 하는 거 있잖아.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라서 말이야. 왜냐니? 내 친구가 죽었는데 그럴 순 없잖아. 상실에 관해서라면 처음 겪는 일은 아니야. 평소 둥글둥글하게 지내며 웃고 다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미치거나 울 줄 모른다는 건 아니거든. 즐거워할 때나 슬퍼해야 할 때는 구분할 줄 알아. 내가 사랑한 사람들은 병환이나 노령으로 인한 자연사, 가끔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 그분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그분들과의 작별 파티가 항상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슬프기.. 2019. 11. 7. Session 05 - Lantern - April 28th 세션 05 녹취록 : 부수사관 랜턴 일자 : 4월 28일 시각 : 오전 8:22 상담 이전, 랜턴은 상당히 양호한 기색을 보였다. 랜턴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꿈과 비슷한 꿈을 꾸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침을 먹고 상담 장소에 도착한 랜턴은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 꿈 일기를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 블루 스카이(BS) : 좋은 아침이에요. 어제처럼 이름과 직책을 다시 불러 주시겠어요? 랜턴(L) : 그러죠. 이름은 랜턴, 바인스 수사관님 휘하 부수사관입니다. BS : 좋아요. 오늘은 기분이 굉장히 좋아 보이시는데, 밤에 일이 잘 되었나 보죠? L :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낮에 잘 잤더니 기분이 좋네요. BS : 잘됐네요. 어제 상담을 마치면서 꿈 일기를 써서 가져.. 2019. 11. 6.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