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후회막심합니다.
아예 시작 안 했으면 안 해도 될 일이었는데.
그냥 쌩깠으면 좀 쪽팔려도 금방 잊힐 일이었는데.
할 때 제대로 했으면 일 좀 줄일 수 있었는데.
그렇더라도 사람은 바뀌지 않습니다. 바뀌질 않죠. 그렇게 후회하다 죽을 겁니다. 해탈은 저 피안에 있는데 건널 수 없으니 결국 닿지 못하는 길일 것이고 닿지 못하는 길은 머나먼 길일 것입니다.
올해 올린 빽그라운드 포니 신규번역만 치면 164K했네요. 재번역 분량까지 치면 204K정도. 챕터03 재번역까지 끝내면 219K. 총 432K니까 아직 반도 못 했네요? 이런 빌어먹을. 그렇지. 챕터12 절반 했으니까 대충 절반 하긴 했군요. 다행입니다. 근데 이 속도면 내년 말에도 안 끝날 것 같네요? 망했네? 많이 했다 싶은데 많이 한 게 아니면 뭡니까? 망한 거죠. 홀리 지쟈스. 이건 독자가 읽는 것보다 빠르게 텍스트를 적어 내려가는 SS&E 탓입니다. 제 잘못이 아니에요. 저도 나름 빠르게 번역한다고 하는데 못 따라잡습니다. 문장 썼다 지우고 하는 거 줄이고 옮겼더니 글이 거지같아져서 계속 고쳐 가며 옮긴다, 까지 핑계 댈 일이 아니에요. 그냥 분량이 거지같이 많은 것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2021년에는 잡다한 잡번역 안 하고 빽그라운드 포니만 물고 늘어질 생각입니다. 설마 한 해 내내 붙잡고 있는데 챕터 18까지는 가지 않겠어요. 챕터 15 ~ 17 분량 합치면 100K정도 나오는데, 아마 거기서 현타가 진하게 한 번 오지 않을까 싶네요. 미리 쪼개두기로는 챕터 15가 4개 파트(43,858), 16은 끊기 뭐해서 통짜(36,413), 17이 2개 파트(23,331)입니다. 예상하기로는 챕터 15 파트2나 챕터 16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 같네요. 보통 파트2까지 하면 끝나는데 한 만큼 더 해야 하는 거랑, 끊을 수가 없어서 3개 파트 분량을 통째로 해야 하는 게 정신적으로 아주 피로할 게 뻔하거든요. 17부터는 고지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오히려 신이 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게으름을 피울지도 모르지만.
뭐 아무튼 그렇게 되면 내년 12월 중순쯤 SS&E 단편 몇 개를 pdf로 묶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챕터 어느 파트가 됐든 12월 중순쯤에 잡고 있는 게 있으면 그것까지만 끝내고 pdf작업을 할 생각이에요. 못 믿을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그게 힐링입니다. 단순 작업만큼 심신을 안정시키는 게 없거든요.
한 사흘 놀다가 챕터3 재번역 마저 하겠습니다.
'헛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R.I.P. John le Carré (1) | 2020.12.17 |
---|---|
저급한 번역문의 공개/보호/비공개에 관한 고뇌 (3) | 2020.12.11 |
뷁그라운드 포오니 팬아트 삽입의 고역 (4) | 2020.11.20 |
가카오가 티스토리 먹더니 어느 순간 수익 탭이 생겼읍니다... (2) | 2020.11.01 |
빽그라운드 포오니, 완역 이후 계획 (3) | 2020.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