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한다
농부들이 어떤 일을 하며 지낼 것 같냐는 질문에, 십중팔구는 굉장히 박진감 넘치는 삶을 살 것 같다고 대답한다. 틀렸다. 농부의 삶은 한없이 반복적이다. 일 년 중 대부분의 시간이 저녁부터 새벽까지 반복되는 똑같은 작업으로 소비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다른 변수가 끼어들거나 예상 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 중에 좋은 일은 하나 없다. 상황을 최대한 통제하며 현상 유지에 주력하고, 편차는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농부의 삶이다. 나는 변화 자체를 완전히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새로 개발된 비료를 시험삼아 뿌려 보기도 하고, 다른 작물을 심어 보거나 가끔 데이트를 나가는 정도라면 충분히 허용할 만하다.
데이트 나가려고 하는 것도 최근에서야 겨우 해 보는 정도다. 근처에 잘생긴 사내들이 좀 돌아다니는데, 아직은 별로.
각설. 농부의 하루는 횃대에 앉은 닭들이 울고 그 소리를 따라 언덕 너머에서 해가 뜨는 것으로 시작된다. 최근들어 생긴 유일한 변화라면 해를 볼 때마다 기뻐지기는커녕 슬퍼진다는 것 정도.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해를 띄우는 게 아니라면, 필시 루나 공주님이 띄운 것이다. 태양의 공주는 트와일라잇 스파클 공주의 죽음 이후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몇 년 전 그녀가 포니빌로 옮겨와 살기 시작한 후부터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트와일라잇은 애플잭의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는 또 다른 가족과 같았다.
트와일라잇을 잃은 것은 뼈아팠다. 우리 남매가 부모님을 잃었을 때만큼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거의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함부로 나다니지 않으며, 모름지기 사람이 어떤 때는 슬퍼하고 어떤 때는 슬퍼하지 않아야 하는지 논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 할 일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한 달 반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아니하시니 세간에 뭐가 어떻다더라 하는 소문이 돌아다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누군가는 공주께서도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했다고 말한다. 다른 누군가는 자신이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끝내 자신의 믿음을 저버린 백성들에 대한 복수를 맹세하고 몰래 궁을 빠져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랄 농사도 참 풍년이다.
그러한 말들은 어느 하나 뺄 것 없이 부수어 으깨 놓은 사과 반죽과도 같다.
그 중에도 틀린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한시바삐 그 육중한 궁둥짝을 번쩍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데는 나도 동의한다. 표현의 저속함은 양해 바란다. 내가 보기에도 참 안쓰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상황을 통제할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닌 것이고, 듣기로는 루나 공주님께서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하지만 일이 다시 미쳐 돌아가기 시작할 것도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민의 영웅이자 지도자인 이의 죽음은 가벼이 다룰 일이 아니다. 나 같은 무지렁이 농부가 보기에도 이 사건이 말 그대로의 파멸을 향한 어떤 반향을 일으키고 있음이 자명하지 않은가.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보다도, 나는 다른 사람을 더욱 걱정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마루로 나가자 애플블룸이 또 팬케이크를 굽는 냄새가 가득했다. 애플블룸이 할 줄 아는 요리라 해 봤자 그것 하나였지만, 그 솜씨 하나는 기가 막혔다.
팬케이크에 환장하는 사람은 단 하나뿐이었고, 애플블룸이 팬케이크를 굽는 것도 그 한 사람만을 위해서였다. 혹시 이번에는 어떤 반응이라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도 했다. 내 동생, 애플잭이 내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침실에서 나왔다. 핏발이 가득 선 눈으로 볼작신대, 지난 밤에도 잠 못 이뤘구나 싶었다.
애플잭을 안다면야, 그 충혈된 눈이나 무감정한 표정보다도 더 이상하다 싶은 게 있을 것이다. 모자를 쓰지 않았다.
애플잭은 단 하루도 그 모자를 쓰고 다니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아버지와 함께 축제 현장에 나갔다가 게임을 해서 따낸 모자였다. 애플잭이 모자를 따내고 일 주일 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동생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보낸 나날을 기리려고 항상 그 모자를 쓰고 다녔다. 트와일라잇의 장례식이 있었던 다음 날, 애플잭은 하루 24시간 내내 모자를 쓰지 않았다. 그 날부터 애플잭은 모자 쓰기를 한사코 거부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나도 물었고 할머니도 물었고, 결국 애플블룸까지 물었다.
애플잭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애플잭을 따라 층계를 내려가 부엌으로 향했다. 애플블룸이 스툴 위에 올라서서 팬케이크를 굽고 있었다. 다 차려진 밥상 위에 팬케이크가 한가득이었다. 애플블룸이 돌아서서 방긋 웃으며 인사했다. "언니, 오빠야 존 아침!"
"그려." 나는 평소대로 심드렁한 어조로 대답했다. 애플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식탁에 차려진 팬케이크 몇 개를 집어 어디로 갈 뿐이었다. 현관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 뒤, 사과나무 차는 소리가 메아리지며 들려왔다.
애플블룸이 고개를 푹 숙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오늘은 하나도 같이 안 먹어 주네."
그저 언니가 하루빨리 정신 차리기만을 바랄 뿐이었을 막내동생의 얼굴에 가볍게 뺨을 비볐다. 트와일라잇 스파클 공주가 시해된 이후 매일이 늘 이런 식이었다. 애플잭은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하고, 먹고, 자고. 다시 일하고, 먹고 잤다. 애플잭은 시내로 나다니지 않았고 친구를 만나지 않았으며 그 누구도 곁에 허용하지 않았다. 애플잭은 그렇게 세상에서 떨어져 칩거했다.
애플잭이라 하면 철혈재상, 철의 여인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대체로 틀린 생각은 아니다. 애플잭은 강인한 사람이지만, 그 또한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애플잭은 상실을 잘 견디지 못한다. 그것이 친구나 가족의 상실, 특히 사별이라면 애플잭은 견디지 못한다. 그날 밤 농장을 습격한 팀버울프 무리가 어머니와 아버지를 앗아간 그 날부터 그랬다. 내가 우리 남매를 이끌고 지하실에 가 숨어 있던 동안 어머니와 아버지는 팀버울프를 맞아 싸웠다. 그 때 애플잭은 어리고 철없는 동생이어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도우러 가겠다며 떼를 썼다.
팀버울프 무리가 물러간 뒤, 애플잭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신을 붙잡고 울었다. 순수했던 시선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그 날 애플잭의 두 눈은 죽는 날까지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날부터 애플잭은 표변했다. 일에 집착했고 도덕관념에 집착했으며 고집이 늘었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성격도 그때부터였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날, 애플잭 안에서 많은 것들이 태어났다.
이제 트와일라잇이 죽고 없다.
"내가 할게." 나는 애플잭을 따라 나가며 말했다.
"할머니는 좀 더 지켜보자고 하셨는데." 애플블룸이 훌쩍이며 말했다.
"지난 주만 해도 순무 쓸어가겠다고 토끼가 군단을 편성하는 중이라고 하지 않았나."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할머니 말이 다 맞는 건 아냐."
막내 동생과도 투닥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나는 문을 열고 과수원으로 나갔다.
겨우 찾아낸 애플잭은 언제나와 다를 바가 없었다. 애플잭은 쉬지 않고 일했다. 일 열심히 하는 거야 칭찬할 일인 것은 맞지만, 이쯤 되면 걱정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애플잭은 하루 온종일을 아주 잠시만 쉬고 일에 매달렸고, 저녁은 입에도 대지 않은 채 그대로 침실로 들어가 누웠다. 정신적으로 망가진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몸까지 상하게 하는 건 봐 줄 수 없다.
애플잭이 한창 걷어차고 있던 나무로 향했다. 발길질에 힘이 필요 이상으로 실려 있었다. 나는 한숨지었다. "애플잭. 얘기 좀 하자."
"얘기할 게 뭐 있어. 일이나 하슈." 애플잭은 바구니에 마지막 사과 한 알까지 따서 집어넣으며 말했다. 애플잭이 막 바구니를 챙기려 해서, 나는 앞을 막아섰다.
"얘기 좀 하자고 했어." 나는 딱딱하게 말했다. 애플잭이 나를 좀 노려보는가 싶었다. 나는 눈 깜짝 안 하고 서 있었다. 애플잭이 힘 꽤나 쓰는 것은 맞지만, 나보다도 키가 크고 힘이 센 것은 아니었다. 둘 중 누가 더 나은가 대 보면 내가 좀 더 낫다는 것은 나도, 애플잭도 알고 있었다.
애플잭이 툴툴대며 걸터앉았다. "그래, 뭐?"
"트와일라잇." 나는 이 말만 했다. 애플잭은 이 이름을 듣자마자 흠칫 놀라 귀를 세웠다.
애플잭은 고개를 숙이고 이를 악물었다. "얘기할 게 있나? 간 사람은 간 거지. 끝난 얘기야."
"너한테는 끝난 얘기가 아니니 그렇지. 가족들이 다 봤다. 말도 안 하고, 달리 따로 하는 것도 없고, 다른 애들은 어떻게 견디고 있나 보러 간 적도 없잖나."
애플잭은 코웃음치고 말했다. "그거야 갸들 얼굴 더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 그냥 혼자 있고 싶나 보다, 생각하면 그만인 일을 꼬치꼬치 캐묻고 있나!" 애플잭은 그렇게 쏘아붙이고 고개를 돌렸다. "나 좀 가만 냅둬! 나 건들지 말라고 해! 그러는 편이 그쪽에도 편할 거 아냐!"
나는 마지막 말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곧장 말했다. "'그쪽에도 편할 거 아니냐'니, 무슨 뜻이지?" 애플잭은 살인 현장에서 발굽을 피로 물들인 채 현행범으로 붙잡힌 범죄자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애플잭의 시선은 줄곧 내게서 떨어져 있었다. 무슨 뜻인지 대충 짐작이 갔으므로,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애플잭. 트와일라잇이 너 때문에 죽은 게 아니잖아."
"... 거기서 거기지. 죽은 건 매한가지야... 엄마나 아빠처럼." 애플잭은 몇 번 훌쩍이며 조용히 말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신 게 네 잘못은 아니었지. 트와일라잇과 친했던 건 나도 안다만..."
"그냥 친구 나부랭이 같은 게 아니었다고!" 애플잭이 소리치며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히 맺혀 있었다. "내가 걜 얼마나 좋아했는데!"
애플잭이 발을 구르며 소리쳤다. 나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내가 걜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냐고!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단 말이야! 살아생전 그런 사람 처음 봤고, 걔랑 늘 붙어다녔던 것도 진짜 마음에 들고 좋아해서 그랬던 거란 말야!"
애플잭은 자리에 주저않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걜 좋아하는 만큼 걔도 날 좋아할 일은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어. 그런 건 내 알 바 아니야. 걔가 너무 좋아서, 그냥 행복하게만 해주고 싶었어. 그 마음을 얻지 못한대도 상관없었고." 애플잭이 내게 얼굴을 돌렸다. 나는 시선을 피했다. 정직한 마음의 원소라고들 하지만, 내게 애플잭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읜 동생일 뿐이었다. "그것뿐이었는데, 죽어 버렸어. 살해당했다구! 엄마처럼! 아빠처럼!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죽어 버리는데!"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애플잭을 끌어안았다. 애플잭은 흐느끼며 통곡했다. 눈가에 눈물이 고여 떨어졌다. 애플잭이 안긴 가슴팍이 눈물로 젖어 있었다. "괜찮다. 다 털어내라..."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들 먼저 죽어 버려?! 다음은 누구야?! 오빠야?! 애플블룸?! 다른 애들인가?! 차라리 내가 대신 죽어 버리는 걸로 퉁칠 수 없냐고!"
순간 뱃속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올랐다. 나는 이를 갈며 말했다. "두 번 다시 그따위 말 하지 마라?!" 내가 내지른 소리에 애플잭이 놀라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평소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었다. 화를 내거나, 심각한 얘기를 할 때 정도나 그랬다. "너만 슬픈 줄 아나?!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어디 너만 슬픈 줄 알았나?! 이제껏 무작정 힘만 키운 것두 두 번 다시 그런 일 없게 해야겠다 싶어서 그런 거다! 그래,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나랑 그리 가깝진 않았어도 친구인 건 마찬가지였다! 나도지금 너가 우는 것마냥 오만상을 하고 엉엉 울었고!"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말을 이었다. "트와일라잇을 아끼던 게 어디 너뿐이더냐? 네 친구들은 뭐고, 유족들은 또 무엇이며, 공주님들은 또 뭐가 되냐. 스파이크는?" 애플잭이 흠칫 놀라 두 발굽으로 입가를 가렸다. "짐작대로다. 어머니를 잃었지. 대관식 치르자마자 남들이 뭐라 떠들건 기어이 자기 아들로 입적시켜 준 바로 그 사람 말이다. 그 날 이후 도서관에 틀어박혀 칩거하면서 그저 울고 흐느끼는 것밖에 못 하는 건 알고 있나? 나랑 몇몇 빼고는 다들 그 친구 어떻게든 살려 보겠다고 애썼다. 심지어 그 디스코드까지 나서서 도왔지. 그래, 그 녀석 제일가는 친구라는 자들은 다들 어디 있나? 어머니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자들은 다 어디로 갔지? 어떤 일이든지 돕겠다면서 떠들고 다니던 사람은 어딜 갔나 이 말이다."
입 밖으로 서슬 퍼런 말 한 마디씩이 떨어질 때마다 애플잭은 땅을 파고 들어갈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눈물을 거두고 자기 발굽만 하염없이 내려다보는 눈길에 부끄러움이 어려 있었다. 내가 쏘아붙인 말이 비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해야 할 말이었으므로 해야 했을 따름이다. 나는 애플잭의 어깨를 감싸고 말했다. "너 혼자만 감당하는 일이 아니다. 앞으로 견딜 만해지는 일도 없을 테지. 평생 괴로워하며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 같이 견뎌야 한다. 가족이니까."
애플잭은 잠시 아무 말도 없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공허한 위장이 요란하게 아우성쳤다. 애플잭이 얼굴을 붉혔다. 나는 피식 웃었다. "미안했어."
"오늘은 일 제끼고 애플블룸한테 팬케이크나 구워 달라고 하지." 나는 말했다.
애플잭의 얼굴 위로 작은 웃음이 떠올랐다. "괜찮은 생각이야."
"좋군. 너나 나나 게이 같으니, 가문의 대를 잇는 건 다 너한테 달렸다고 말하는 거 까먹지 마라." 나는 농을 던졌다.
아주 오랜만에 처음으로, 애플잭이 낄낄 웃는 소리를 들었다.
떨어진 별이 진실한 여자의 머릿속에서 잊히는 일은 없었다.
떨어진 별을 사랑했던 것만큼 두 번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일도 없었다.
외로울 일도 영영 없을 것을 그녀는 알았다.
옆에 가족이 함께하는 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역자후기
로맨스 싫고, 긴 거 피곤하고, 시간은 없어서 이거 잡았더니 거기서 거기네요.
10만 단어 중 절반이 원패턴 우려먹기로 나와서 대단히 식상합니다.
뜬금없이 빅-매퀸토시와 아뽀으-잭을 동성애자로 만드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미친 거 아닌가요?
배경 조랑말이 빡세긴 해도 질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은 유지해 주니까 그래도 옮길 맛이 나는 듯. 이건 옮기기 쉬운데 챕터마다 수준이 너무 지랄맞게 튀어다녀서......
'Etc. > [Rated Ponystar] 떨어진 별과 남은 자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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