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d Feeder
by SS&E
클리피 브리즈Clippy Breeze는 몇 시간이 지난 뒤에야 다시 단단한 땅을 딛고 섰다. 사내가 고른 자리는 구름 낀 하늘을 향하여 그 비좁고 날카로운 단면을 삐죽삐죽하게 뻗대고 있던 바윗덩어리였다. 상단부에는 얼마 안 되는 잡초가 무리지어 자라 있었고, 곳곳에는 이끼가 매달려 있었다. 자라난 풀들이 두꺼운 모직 원단으로 짠 비행복이 가리지 못하는 발꿈치와, 드러난 뒷다리를 간지럽혔다.
그는 흘러내린 어두운 적갈색 갈기를 뒤로 넘기며 단단해 보이는 앞다리로 고글을 밀어 올렸다. 잘생긴 녹색 눈이 드러났다. 젊은 남자는 회색빛이 도는 날개를 쉬이며 돌덩이 위 유일하게 평평한 자리에 앉았다. 그는 가방을 풀어 내려놓았다. 오후 동안 찾아낸 물건들을 가만히 들여다볼 요량이었다.
클리피 브리즈는 가방에 발굽을 넣어 휘적거리다가 한 쌍 목걸이를 끄집어냈다. 누가 보기 전에 찾아내다니 운이 좋았다. 이것들은 다른 절벽에서 뻗어나와 뒤틀리고 구부러진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아슬아슬하게 대롱대롱 걸려 있었다. 체인은 금도금이 되어 있어 내다 팔면 꽤 짭짤하게 받을 만했지만, 거기 매달려 있던 펜던트는 적어도 수백 년은 묵은 듯 녹슬어 있었다. 저물어가는 햇빛에 비추어 보자 다 흐려진 인물의 윤곽선이 드러났는데, 새의 형상에 가까웠다. 옛 그리폰 유물이 틀림없었다. 동방에서 여행 온 수집가라도 만난다면 더 큰 돈을 받고 팔아치울 수 있을 것이다.
클리피는 속으로 낄낄 웃으면서 꺼내 놨던 목걸이들을 도로 가방에 던져 넣고는 다른 물건을 찾아 가방을 뒤졌다. 무엇인가 사내의 발끝을 긁었다. 낡고 날카로운 물건이었다. 그는 찌푸린 얼굴을 펴고 실실 웃으며 자그마한 시미터를 집어 꺼냈다. 도신은 돈이 되기에는 너무 낡고 상해 있었지만, 손잡이는 상당히 아름다웠다. 손잡이는 상아를 통째로 깎아 만든 것으로 그 위에는 알리콘의 형상이 아로새겨져 있었는데, 이런 풍습이 금지되기 전...... 이거나 아직 이퀘스트리아 북부 초원지대에 코끼리라는 생물이 남아 있었을 때부터 아주 오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시대에 만들어진 골동품 중 골동품이라는 뜻이었다. 설마 이런 물건이 불사조가 비워 놓고 떠난 둥지 구석탱이에 처박혀 있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느긋하게 휘파람을 불면서 가방 주둥이를 더 크게 벌렸다. 클리피는 보다 깊은 곳으로 발을 뻗어 다음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원통처럼 생겼는데, 은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방에 별자리가 음각으로 새겨진 물건이었다. 윗쪽에는 초승달이 새겨져 있었고, 아래쪽에는 스위치가 달려 있었다. 스위치를 누르자 윗부분이 딱정벌레의 날개처럼 갈라지며 열리더니 자그마한 나이트메어 문 조각이 올라와 저물어가는 하루의 은빛 잔광에 입을 맞추었다. 나이트메어 문의 모습을 한 조각은 불협화음에 맞춰 겨우 십오 도 정도를 돌아가다가, 내부 장치가 완전히 작동을 중지하면서 멈추었다. 오랜 세월 동안 고지대 환경에 내버려진 채 방치된 끝에 내부 스프링이 손상된 것이다.
기계장치 표면은 클리피 브리즈 본인의 얼굴이 비칠 만큼이나 반들반들하고 깨끗해서 사내는 기분이 좋아졌다. 작동 상태가 불량하기는 했지만, 이것 하나만으로 돈을 갈퀴로 쓸어담을 수 있을 것임은 분명했다. 친구들이 사이다 한 잔 하러 다시 스카이브레이크 포인트의 선술집에서 만났을 때 그 녀석들 표정이 어떨지 사뭇 궁금해졌고,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이미 그는 입이 찢어지게 웃고 있었다.
그는 전리품을 조심스럽게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클리피는 가방끈을 단단히 조여 묶으며 서쪽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한참이나 무언가를 찾아 눈을 굴리고 있었다. 동료이자, 경쟁자인 이들 말이다.
콩 수프만큼이나 짙은 안개를 뚫고 모이는 갈매기 떼처럼, 동료 세 명이 저 멀찍이서 만나는 것이 보였다. 한없이 낀 구름을 뚫고 날아다닌 자리마다 운하처럼 흔적이 남았고, 흔적들이 모여 좀 더 높은 기둥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지가 만들어낸 거대한 돌기둥은 저물어가는 햇빛을 받아 한없이 길고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지만, 그 어슴푸레한 형상에서도 그 돌기둥의 남동향에 수십, 수백 개의 그리폰식 창과 대포알이 박혀 있는 것쯤은 식별할 수 있었다. 페가소폴리스식 검의 잔해들도 이 돌덩이 사이에 끼어 있었다. 클리피는 속으로 낄낄 웃었다. 클라우드데일 역사박물관에서 개나 소나 볼 수 있는 낡아빠진 전쟁 잔해들이나 뒤지려고 들다니, 급해도 보통 급한 게 아니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사냥의 승자는 그였다. 그 어떤 사냥에서도 이보다 위대한 승자는 없을 것이다.
클리피는 만족감에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는 날개 끄트머리만 가지고 옆구리에 차고 있던 수통을 집었다. 물통에는 아직 청정수가 좀 남아 있었다. 몇 시간 전 산맥을 따라 내려올 때, 산 위 만년설 경계에서 흐르고 있던 자그마한 개울에서 길어 온 것이었다. 사내는 돈 되는 걸 찾아내는 재주뿐만 아니라,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써먹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클리피는 느긋하게 동쪽 하늘을 쳐다보며 청정수를 목구멍으로 넘기는 사치를 부리고 있었다. 밤은 금방 찾아왔고, 하늘 위도 서서히 흐릿한 보라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이퀘스트리아의 주요 정착지로부터 북동쪽으로 한참을 날아와야 하는 이 자리는 고고한 한기가 서린 곳이었다. 인근 해상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이 대류권에 몇 층이나 되는 두꺼운 잿빛 구름을 만들어내고, 이 구름들은 하늘 위로 떠오르면서 냉각되었다. 그런 문제가 있는 곳이기는 했지만, 이상하게도 야경 하나만큼은 기가 막혔다.
아직 남아서 가물거리는 햇빛 사이로, 클리피의 눈길을 잡아끄는 무언가가 보였다. 평소 저녁때보다도 유독 더 어두운 구름층이 떠 있던 것이다. 사내는 물을 마시다 말고 동쪽 하늘 구름층을 흘겨보았다. 새까만 구름들은 일자진처럼 도열해서 흐릿한 하늘 위로 천천히 흔들리며 늘어서 있었다. 눈이 대충 그 모습에 적응하고 나서, 그는 이 현상의 원인을 짚어낼 수 있었다.
무엇인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것이 거위 떼가 날아가며 생긴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 거리에서 거위 떼가 저렇게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 다음으로는 해양풍을 타고 서쪽으로 날아가는 길 잃은 비구름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게 무엇이든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들과는 전혀 딴판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그는 순간 심장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떨어지는 태양이 남긴 빛을 받은 저 무언가가 반들거린 것이다. 그것도 찬란한 금색으로. 하늘, 그것도 이 정도 고도에서 떠다니는 금속이라면 단 하나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비행선이다.
숙련된 전문가의 시선으로 관찰해 보니, 저 비행선은 힘없이 기울어진 채 떠다니고 있었다. 그는 전문적 식견으로 결론을 내렸다.
버려진 물건이다.
노다지 잡았다. 저걸 처음으로 찾아낸 것도 사내의 눈이었다. 이제 더 많은 돈을 벌러 가면 되는 것이다.
클리피는 번개같은 속도로 수통을 제자리에 꽂아넣고, 가방을 단단히 여민 뒤 앉아 있던 자리를 박차며 위로 날아올랐다. 사내는 날개를 펴고 더 높이, 더 빨리 날았다. 그는 곧장 비행선을 향해 날아가지는 않았다. 사내의 생각이 틀렸다면, 저 친구들이 아직도 저기서 어물거리고 있다면 분명 눈치챌 게 뻔했다. 차라리 하늘 높이 올라가서 비행선 기낭을 은폐물 삼아 접근하는 것이 더 나았다. 게다가, 최대한 빨리 위로 날아오르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클리피는 두꺼운 구름층 밑바닥에 도달했다. 그는 네 다리로 빽빽한 구름을 단단히 잡았다. 사내의 두 날개는 배영 선수의 그것처럼 파닥거렸고, 그는 다시 아래로 향했다. 석양에서 뻗어오는 빛살을 받으며 사내는 붙잡고 있던 구름을 돌려 잡으며 방향을 틀었다. 그 다음, 그는 숙련된 솜씨로 두 날개와 발굽을 이용해 구름 위에 세 개의 상형 문자를 그렸다. 그 다음, 구름을 석양 방향으로 걷어차 서쪽 지평선을 향하여 흘려보냈다. 중간쯤 갔을 때, 그는 숨을 아주 깊게 들이마신 뒤, 한 줄기 날카롭지만 나름대로 선율을 갖춘, 커다란 소리를 질러냈다. 소리는 구름 사이로 부딪치며 메아리졌다.
클리피는 얼마 동안 동료들에게 자신이 지른 소리가 전달되기를 기다렸다. 그들의 비행이 잠시 잦아들더니, 이내 목을 길게 빼고 구름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가 적은 세 개의 문자는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한 것으로, 비행 학교에서 가르치는 기본 소양이었다. 이는 각각 '동쪽' '비행' '수색'을 뜻했다.
삼십 초 뒤, 동료 하나가 위로 날아 올라오며 구름 한 덩어리를 집었다가, 신호를 적은 뒤 햇빛 속으로 구름을 차 넣으며 다시 내려갔다. '확인' 이라는 뜻이었다. 그렇게만 적어두고, 그들은 각자 전리품을 찾아 가장 높은 돌산을 계속 뒤지기 시작했다.
클리피 브리즌 속에서 올라오는 웃음소리를 억누르려 벌써 웃고 있던 입술을 깨물었다. 도박이 먹혀들었다. 메시지는 확인했지만 노다지는 보지 못했다. 그는 깃털 몇 개를 흩날리며 바람을 가르고 동쪽으로 향했다. 가면서도 고도를 계속 높여서 버려진 비행선의 그림자로 자신의 그림자를 가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몇 분만에 표류하던 비행선 근처까지 도착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그 비행선은...... 놀라울 정도로 반짝이고 있었다. 어디 하나 부서진 곳도 없었고, 선체 어디에도 오염되거나 더러워진 곳이 없었다. 지금껏 온갖 비바람을 견뎌 왔어야 했을 물건이, 비바람이 이것만은 피해가기라도 한 듯 말끔했던 것이다.
비행선은 우현 방향으로 기총을 갈겨대기라도 하는 양 기울어져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선두는 느긋하게 저 하늘 위를 겨냥하고 있었다. 뱃머리부터 선미까지는 대략 이십 미터쯤 되었다. 이퀘스트리아 항공표준에 따르면 호위함급으로 분류되는 크기였다. 장기간 비행하는 데 더없이 좋은 크기였고, 이렇게 몇 년 동안 버려진 채 떠돌아다닌 비행선이라면 마법을 동원해 기낭에 가득 채운 기체가 조금씩 빠졌을 테니 기울어지는 것도 당연했다.
비행선을 처음 보았을 때 클리피는 이 비행선은 본래 순양함에 묶여 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게 된 것으로 보였다. 더 안 좋은 경우도 충분히 가능했다. 해적의 공격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 가설 그 무엇도 상처 하나 없이 말끔한 비행선의 상태를 설명해주지 못했다. 그렇더라도 이 비행선처럼 커다랗고(좀 곤란하기도 하고) 값비쌀 게 뻔한 물건이 버려져 있을 이유도 딱히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 이유를 규명할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클리피 브리즈는 날개를 구부려 곧장 비행선을 향하여 내려갔다. 그는 조금의 실수도 없이 뱃머리에 착륙했다.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선두가 너무나 차가워서, 비행선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그의 몸을 타고 한 줄기 몸서리가 지나갔다. 이 물건은 아주, 아주 오랫동안 표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져가는 해가 뿌리는 빛살이 반짝거리며 백금으로 아로새겨진 글자에서 명멸하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사내는 좌현으로 향해 이퀘스트리아 표준 양식으로 각인된 비행선의 이름을 확인했다.
The Bird Feeder(새 모이통)
버드 피더
클라우드데일의 현역 비행선들은 이런 식으로 소심하고 약소한 이름을 쓰지 않는다. 클리피는 캔틀롯 유니콘들이 비행선을 건조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어쩌면 트로팅엄 녀석들일지도 모른다.
사내가 내려앉은 뱃머리가 햇살을 가리며 상갑판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선내에는 인기척이 없었지만, 클리피와 같은 페가수스들은 이처럼 넘겨짚어 생각하기보다는 직접 확인하는 편을 선호했다.
"이봐요?!" 사내가 소리쳤다. 찬바람이 부르는 소리를 멀리까지 실어 나르며 비행선의 강철판과 목제 갑판 바닥 곳곳에 뿌려주었다.
대답은 없었다. 표류선의 팽팽한 상부 구조 곳곳에서 끽끽대며 새어나오는 금속의 신음소리뿐이었다.
"이봐요?!?" 클리피는 한번 더 불러보았다. 목소리에는 진심으로 누가 있기를 바라는 심정이 묻어 있었지만, 그는 비행선이 정말로 완전히 버려진 것이기를 마음 깊이 바라고 있었다. 그러지 않으면 이퀘스트리아 해난구조법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내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바람이 윙윙대는 소리와 밧줄 풀어지는 소리뿐이었다. 기낭을 비행선 내에 고정하는 고정끈은 여전히 단단했으며 상태도 아주 좋았다. 마치 어제까지만 해도 승무원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할 일을 똑바로 해낸 것처럼...... 그러다 오늘 갑자기 전부 사라져 버린 것처럼 말이다.
클리피의 내장을 타고 일말의 불안감이 퍼져갔다. 사내는 입안을 핥으며 서쪽으로, 석양을 향하여 몸을 돌렸다. 그곳에는 동료들이 있었다. 사내는 이 무지막지한 부를 그들과 나누게 될 가능성을 생각했고, 자신도 모르게 날개가 움츠러들었다.
.......한 줄기 밝은 불빛이 시야 구석에서 반짝여서, 사내는 크게 놀랐다. 그는 즉시 버드 피더 호의 상부갑판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내는 자기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비행선이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받은 것인데, 그 햇빛을 받고 비행선 가득 채워져 있던 금과 은이 반짝이고 있었다. 금속 선반 구석에는 반쯤 찬 주머니가 하나 있었고 그 안의 내용물도 드러나 있었다. 클리피가 전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고대 이퀘스트리아의 유물들이었다.
"우와......" 그는 훌쩍 뛰어 선두에서 비행선 갑판으로 올랐다. 사방에 널린 전리품을 앞에 두고 나자, 입이 절로 떡 벌어졌다. "......당연히 안 되지!" 하늘에서 퍼지는 빛살이 사방으로 퍼지자, 다른 물건들도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나무 상자 위에 내용물을 쏟아내고 있는 주머니 하나가 더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는 전쟁의 상징인 히포그리프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산 한쪽 구석에서 찾아낼 수 있는 그 어떤 녹슨 그리폰식 칼보다도 오래되고 값나가는 물건이었다. "이거... 누가... 좀......" 그는 헤벌어진 웃음과 함께 전리품 앞으로 다가갔다. "......꿈은 아니겠지 이거."
사내는 앞으로 나아갔다. 사내의 발굽이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된 히포그리프 창의 손잡이 위로 지나갔다. 그리고, 그는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발굽을 내렸다. 금속의 느낌이 확실했다.
"하! 하 하! 꿈이 아니잖아!" 클리피 브리즈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춤까지 추었다. "짜-잔! 대박일세, 형제 자매 여러분!" 그는 서쪽으로 몸을 돌려 익숙한 형상들이 돌산 곳곳을 뒤지며 쓰레기들이나 줍는 꼴을 보았다. "누가 골칫거리라고 했어? 응?! 이 게으름뱅이들아! 게을러 터졌으니 이런 복덩이를 못 찾아내지, 이 등신들아!"
그는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기라도 하듯 가방을 갑판 위에 쿵 하고 내려놓고는, 급히 주둥이를 벌려 열고 덜덜 떨리는 발굽으로 온갖 귀금속과 병장기를 챙겨 넣기 시작했다.
"내 거야! 저것도 내 것! 그리고 저기 있는 것도 두말할 것 없이 내 것!" 클리피의 가방이 무거워지고 수용 임계점에 가까워질 때마다 사내의 얼굴에 어린 웃음은 커져만 갔다. "'클리피, 법학을 공부하도록 하렴! 가문의 전통이란다!' 풉풉풉! 아버지나 잘하세요. 전 제 선물로 여자친구를 하나 사 준 다음에, 걔한테도 여자친구를 한 오십 명쯤 사주고 제가 지금껏 해 온 온갖 불법행위들을 한데 뭉쳐서 걔네들한테 선물로 줄랍니다!" 한창 중얼거리던 남자의 눈에 또 다른 반짝이는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갑판 한쪽에 물건들을 쏟아내고 있던 다른 주머니가 있었다. "이야, 오늘 장난 아니네!" 그는 말했다. "이건 미노타우르스 루피화인가?" 클리피가 가까이 다가가 가눌 길 없는 기쁨을 가슴에 안고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맞네! 맞어!" 사내는 그 귀중한 돌들을 최대한 많이 가방에 쑤셔넣었다. "누가 좀 도와 주쇼— 이것만 갖고도 라스페가수스에 내 집 하나는 사고도 남겠네—"
클리피는 한창 환희에 젖어 물건을 챙기느라, 선체 안으로 차가운 공기가 불어 들어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비행선은 예각으로 솟아올랐다가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렵한 페가수스는 재빨리 몸을 움직여 반동을 최소화했고, 배가 기울어진다 싶으면 안전한 쪽으로 뛰어올라 몸을 피했다. 사내가 방향 파악을 끝내자마자 등 뒤에서 시끄러운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행선이 요동치면서 선실 문이 활짝 열려 버린 것이다. 철판에 고정한 경첩이 느슨해진 것이 틀림없었다. 차가운 돌풍이 불어와 클리피의 온몸을 감쌌고, 피부에 저절로 소름이 돋았다. 그는 전리품으로 꽉 찬 가방을 꼭 안으면서도 차가운 느낌에 이를 딱딱 부딪쳤다.
혹시나, 만약에 이 비행선이 정말로 최근에 버려져 표류하고 있던 것이라면, 아직 멀쩡할 때 찾아낸 것만으로도 클리피 브리즈는 엄청나게 운수가 트인 것이다. 이 정도 크기의 비행선이라면 금방 풀려나 바람에 떠밀려 근방에 튀어나온 돌산에 들이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클리피가 쓸어담은 물건들을 챙겨 자리를 뜨려거든 지금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타이밍이었다.
그렇기는 했어도, 은밀하되 민첩하게 움직인 덕에 지금 자리를 뜨더라도 한 번쯤은 더 들러 뽕을 확실히 뽑고 몸을 빼는 것도 가능했다. 슬슬 해가 떨어지고 있었지만, 달빛에 젖어 재탕을 하러 올 용의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짭짤한 보수를 약속하는 도전이었다. 클리피는 이 뜻밖의 대박 위에 몇 가지를 더할 생각에 히죽히죽 웃었다.
그 때, 문득 동료들과 이걸 나눠 먹을까 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챙긴 물건들을 안장 가방에 꽉꽉 채워 넣고 가방을 여민 뒤 짊어지자, 묵직하고 신나는 무게감이 전해져 왔다.
".........누구 없어요?"
클리피 브리즈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추워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는 탈옥을 눈앞에 두고 탐조등에 들킨 죄수처럼, 컴컴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한쪽 귀가 쫑긋하더니... 다른 한쪽도 쫑긋했다.
바람 소리나 삐걱이는 소리를 잘못 들었겠지, 싶었다.
그 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누구 없어요...?"
클리피는 당혹스러웠다. 사내는 몸을 돌려 그 작고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시선을 향했다. 선실 문이 활짝 열려 그 너머에 깔린 새까만 어둠이 눈에 들어왔고, 그는 다시 자리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비행선 하층으로 통하는 입구가 클리피를 향하여 그 뒤틀린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었고, 저편에는 한 곳 어그러진 자리 없이 완벽한 직사각형 모양을 한 어둠이 아주 약간의 생기마저 지니기를 거부한 채 또아리를 틀고 있다가...... 조금 전의 목소리가 세 번째로 들려오며 티끌 같은 생명력을 어둠에 묻혔다.
"누구라도...... 아무나......"
클리피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탐욕과 욕심만이 들어차 있던 사내의 마음 속에, 이퀘스트리아 전통의 미덕인 이타심과 동정심이 자리를 잡았다.
"누구 있나요?" 그는 어린애를 달래듯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클라우드데일 본가에 있는 두 남동생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사내의 마음은 이를 받아 두 동생이 외로이 갇혀 두려움에 떨고 있기라도 한 양 반응했다. "그...... 괜찮니?"
선실 안은 다시 고요했다. 클리피는 내심, 그 침묵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랐다.
그러나 내심 그러기를 바라던 마음은, 어둠 속에서 한 마디 대답이 들려옴과 동시에 가라앉았다.
"도...와... 주세요..."
클리피는 마른침을 삼키며 조금 앞으로 다가가 문틀에 몸을 기대며 물었다. "어이! 꼬마야! 이제 괜찮아! 난 그냥 보통 페가수스야, 널 해치려는 게 아니야! 그... 어..." 그는 그림자 속을 흘깃 보고 말했다. "...혹시 어디쯤에 있는지 말 좀 해줄 수 있을까? 잘 안 보여......"
"아... 전......"
"응?" 클리피가 목을 빼고 물었다. "어디라고?"
".........아파요."
사내는 당황스러웠다.
"저... 아... 아파요...... 제발... 누구라도... 아무나... 좀... 도와..."
클리피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사내는 다시 서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지막 햇빛이 흐려져가고 있었다. 잿빛 구름 사이로 번진 황금빛 햇살에 은빛 달빛이 녹아들고 있었다. "......나도 미친놈이긴 하지." 그는 깊이 한숨지으며 어둠 속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길게 내뿜으며, 그는 중얼거렸다. "......... 에라."
사내는 묵직한 가방을 벗어 내려놓은 뒤 문틀에 잘 기대어 세워 놓았다. 그리고 반대쪽 옆구리에 달아 두었던 검은 천주머니로 싸둔 검고 길쭉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 다음 투명한 천주머니를 매단 뒤 잘 풀어내리자 칙칙한 가스 랜턴이 완성되었다. 그 안에는 동면시킨 반딧불 몇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는 보관통을 한 번 흔들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그는 아예 몇 차례 보관통을 탁탁 쳐댔다. 반딧불이들이 다시 깨어나며 유리 용기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둥그스름한 배에서 빛이 굴절되며 사방으로 퍼져나가 선실 안을 밝혔다. 마룻바닥은 목재로 되어 있었고, 선실 안에 깔려 있던 벨벳 카펫은 굉장히 비싸 보였다.
"거기 딱 있어, 알았지!" 클리피 브리즈는 선실 안으로 용감히 들어서며 말했다. 전방 오른쪽 다리는 랜턴을 들고 있느라 쓰지 못했고, 나머지 세 개 다리로 조심스레 걷고 있었다. "다 잘 될 거니 걱정 마!" 그는 랜턴을 왼쪽으로 돌렸다. 함장의 책상이 나타났다. 그 위에는 온갖 지도와 양피지, 먼지 쌓인 지구본이 놓여 있었다. "여기서 데리고 나가 줄게!" 사내는 랜턴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접어둔 간이침대와 비행선 운항에 관한 책들이 빽빽히 놓인 선반 몇 개가 보였다. "그 다음 형 친구들이랑 형이 안전한 곳까지 데려다 줄 거야! 알았지?"
".........알았어요..."
클리피는 진한 사향 냄새에 얼굴을 찌푸리며 코를 킁킁댔다. 버려진 도시의 버려진 하수구에 지어놓은 버려진 도서관이 있다면 딱 이런 냄새가 날 듯했다. 선실 안은 사방에 먼지와 그을음이 널려 있었는데, 광이 나던 비행선 외부와는 천지차이였다. 사내가 랜턴 빛을 사방으로 돌려 보자, 포도주 병 몇 개와 식품 상자 몇 개, 비행용품 상자 몇 개가 나타났다. 꼬마는 보이지 않았다.
"꼬마야, 형 좀 도와 줄래?" 클리피는 좁게만 느껴지는 선실 벽에 대고 소리쳤다. 어째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선실이 좁아지고만 있었다. 마치 선미를 향하여 양쪽 벽이 수렴해가는 것 같았다. "뭐라도 좀 말해 봐라! 방향을 알아야겠으니까!"
"제발... 저... 도와... 주실... 거에요?" 대답이 너무 금방 나와서, 클리피는 조금 놀랐다. 함장 책상 건너편에서, 선실 가장 어두운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꼬마야?" 클리피가 그쪽으로 랜턴을 내밀었다. 벽장 문이 하나 있었다. "거기 있니?"
"네... 여기... 있어요..."
"그래 거기 있어!" 클리피는 랜턴은 가능한 높게 든 채 세 다리로 달리다시피 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금방 꺼내 줄게!"
"여기서... 꺼내... 주세요... 제발..."
"조금만... 조금만 딱 기다려!" 클리피는 발굽으로 앞을 더듬으며 벽장 문을 가지고 법석을 떨었다. 날개까지 동원하고 나서야 벽장 문 손잡이를 잡을 수 있었다. 한 번인지, 두 번을 돌리고 나서야 벽장 문을 잡아당겨 열 수 있었는데...... 그 순간 그를 맞이한 것은 이상할 정도로 뜨뜻미지근하고 축축한 공기였다. "뭔...!" 그는 욕지기를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 그 안의 공기는 구역질이 날 정도로 끔찍하고 시큼한 냄새가 났다. "...거기서 대체 뭔 지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 벽장 안쪽에는 검은 어둠만이 도사리고 있었다.
"저... 아... 아파요..."
"왜?" 클리피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 사내는 랜턴을 앞으로 들이밀었다. "어디 있는지 말 좀 해 줄—?"
벽장 문 곳곳에서 무엇인가 엄청나게 튀어나왔는데...... 하나같이 새파랗게 날이 서 있었고 창백했다. 이빨처럼. 클리피가 이걸 겨우 눈치챈 순간, 벽장 문은 사내가 뻗은 한쪽 다리를 꽉 물어 버렸다. 문이 다시 열리며 사방으로 선혈을 흩뿌렸고, 그 자리에 랜턴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의 다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기도 전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사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때 자신의 것이었던 피가 뿜어져 나오는 오른쪽 다리를 꽉 붙잡았다. 피를 먹은 어둠이 한 줄기 빛을 뿜어냈다. 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사내는 그 모습을 보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랜턴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그 안에 들어 있던 반딧불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다니고 있었다. 벌레들이 뿜어내는 불빛이 '벽장'의 안을 밝혔고, 그 자리에는 창자와 힘줄, 펄떡펄떡 경련하는 복부 근육층이 있었다. 클리피는 한없는 공포로 희게 번들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창자 위로 쪼그라든 포니들의 얼굴들이 줄줄히, 빽빽히 박혀 있었다. 얼굴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목소리로, 사내를 꾀여들인 그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제발..."
"...누구라도..."
"...아무나..."
클리피 브리즈는 눈물로 범벅이 된 채 겨우 몸을 돌려 사방에 피가 흩뿌려진 선실 바닥을 세 다리로 비틀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거기..."
"...딱..."
"...있어..."
"...알았지..."
클리피 브리즈는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사내는 미친 듯이 헐떡거리는 숨을 떠안은 채 두 뒷다리로 바닥을 차면서 두 날개를 펄럭였다. 그는 천장에 가까운 높이로 미끄러져 날아갔고, 바로 그 때 나무판 두 개가 미끄러지며 분명한 살의를 담고 단 한 번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사내의 두 날개를 찍어 으스러뜨렸다.
"아아아아아아악!" 사내는 선실 바닥을 굴러다니는 고깃덩이처럼 추락했다. 오른쪽 날개는 완전히 뒤틀려 있었고, 곳곳으로 부서진 뼈 조각들이 튀어나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구역질나는 냄새가 더 진해지며 선실 곳곳으로 축축한 공기가 스며들었다.
"이야..."
"...오늘..."
"...장난 아니네..."
"우우우우욱!" 그는 다시 몸을 일으켜 목숨을 걸고 흐느적거리는 걸음이나마 다시 걷기 시작했다. 사내의 두 눈은 선실의 목구멍 너머, 저 찬란한 회색 하늘이 비치는 직사각형 모양 문틀에 박혀 있었다.
"당연히..."
"...안..."
"...되지..."
비행선 전체가 환호하고 있었다. 비행선이 스스로 선두를 하늘 높은 곳까지 기울여서, 찬란한 구원이 기다리는 문틀 너머의 풍경이 순식간에 새까맣게 변했다. 클리피가 맞서야 할 대상에는 이제 중력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바닥에 깔려 있던 카펫과, 마룻바닥을 붙잡고 더러는 더듬거려 가며 출구를 향하여 기어 올라갔다.
"으으으으으— 도와 주세요!" 그는 마침내 나타난 저 밝은 빛 너머로 소리쳤다. 클리피가 알기로, 친구들은 아직도 져 가는 해 근처를 맴돌며 등신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저기를 넘어가기만 하면 클라우드데일의 따뜻한 잠자리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 자리는 갈수록 멀어져만 갔다. "누가 좀 도와 주세요!"
"꿈이..."
"...아니잖아."
이제 그 목소리는 하나되어 말하고 있었다.
"도와 줘!" 클리피의 발굽이 미끄러졌다. 그는 구절로 겨우 마룻바닥을 붙잡았다. "셀레스티아 님! 루나 님! 도와 주세요—"
* 구절 : 말굽 바로 윗부분 뒤쪽 돌기
그 순간 한 줄기 빛이 반짝였다. 클리피는 기쁨의 숨을 들이마셨다. 친구들이 자신을 도우러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반딧불이들이 사내를 지나쳐 가며 빛을 뿌렸을 때, 그 빛은 가방에서 흘러나와 선실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전리품이 반짝인 것뿐이라는 것을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전리품들은 사정없이 쏟아지며 사내의 머리와 상처, 가슴팍에 무자비하게 내리꽂혔고, 결국 구절마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이제 그 또한 전리품에 뒤섞여 미끄러져 내리고 있었다. 축축하고 뜨거운 노래가 사내를 반겼다.
"꿈이... 아니잖아..."
"싫어! 안 돼—!"
"꿈이... 아니잖아..."
"싫어—!"
사내의 말은 채 밖으로 전부 나오지도 못하고 끊겼다. 아가리가 몇 번 씹기를 반복하고 나서야, 사내의 머리도 그 안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빨이 할 일을 전부 끝냈을 때, 바닥에 흩어진 피도 선실 가장 깊은 곳으로 흘러 들어가 사라졌다. 벽장 문은 그제야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가 닫혔다.
그리고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한때 낄낄거리면서 온 하늘을 누비고 다니며 주인 없는 물건들을 챙기고 다니던 한 사내의 목소리와 닮은,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파."
이퀘스트리아의 저 드넓은 하늘 어딘가 그 높은 곳, 버려진 비행선이 홀로 떠다닌다.
그저 그 스스로 떠다니도록 내버려 두라.
그러지 않으면 다시 그 날카로운 눈을 뜨고 일어날 테니.
다시 깨어난 비행선은 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이름 모를 자들이 뒤엉켜 싸운 자리, 잊혀진 전장의 쓰레기를 쓸어담는 넝마주이 페가수스들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그 비행선은 몸을 숨기려 조용히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좌현 철판이 스스로 움직여 구름을 밀어내고 뜯어내 하늘 위로 상형문자를 새겼다. 구름 문자는 높은 곳으로 떠올라, 마지막 햇살을 받아 아래로 비쳤다. 글자는 세 개로, 그들을 끌어들이는 내용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도 비행선을 보았다. 그들은 뒤지던 전장의 쓰레기장을 내던지고, 비행선을 향하여 동쪽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그 비행선은 살짝 우현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느릿느릿하게 떠다닐 뿐이다. 이제 좌현 패널은 제자리로 멀쩡히 돌아가 조용하고 차분하게, 다만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고 있다.
역자후기
흔한 내용이라 별로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호러라면서요 작가양반.
이거 긁으러 핌픽션 들어간 김에 A Fleeting light in the darkenss 원작자 페이지 들어가 봤는데, 이 씨리즈 완결작을 쓰고 있답니다. 쓰는 건 좋은데 작중 날짜와 현실 날짜를 맞춰서 공개하겠다네요. 한 5월쯤 되겠군요 그럼. 갈수록 호러보다는 미스터리에 가까워지는데 그냥 호러 태그 떼거나 아주 호러스러운 장면을 넣어주면 좋겠습니다.
아, 첫 번째 물건도 그닥 호러는 아니긴 했죠.
애니웨이.
여러분은 적당히 하고 빠지는 미덕을 갖추십시오. 훌륭한 체리피커가 되어 미끼만 쏙 빼먹고 도망가는 진정한 사나이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따위로 뇌절하다가는 내 목숨도 뇌절당하는 겁니다.
집에 와서 한두 시간씩 해서 올립니다. 생각해보니 아침에 좀 더 일찍 나가면 밤에 번역할 시간을 벌 수 있드라고요. 그것도 일찍 나갔을 때 한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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