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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E/포니 최후의 날 : 아웃라인

End of Ponies, Outline 3 : Lady Rarity

by Mergo 2019. 8. 4.

※ 레이디 래리티는 집필 당시 Twilight + Sparkle, Flutter + Shy, Apple + jack, Pinkie + Pie 식으로 이름이 지어진 메인 식스와 달리 래리티 혼자 Rarity 하나만을 이름으로 쓰는 점에 착안해 작가가 임의로 붙인 이름입니다. 저는 그걸 모르고 래리티 규양, 래리티 규수 정도로 번역하다가 아이쿠 이거 아니구나 한 시점부터 레이디 래리티라고 옮겼습니다. 언젠간 다 고칠 겁니다.

- 현재 시점에서 스쿠틀루는 과거와 현재를 여러 차례 오갔다. 그러던 중 스쿠틀루는 스파이크가 제공하는 시간 여행의 불길 너머에서 자신을 지그시 쳐다보고 있는 알리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어딘지 비현실적이고, 저 세상스러운 이미지. 스쿠틀루는 이를 스파이크에게 말해주고, 스파이크는 그 알리콘이라면 엔트로파 공주일 것이라며 비물질 차원에서 스쿠틀루를 지켜보는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스쿠틀루가 하모니로 활동할 때는 엔트로파 공주의 몸을 쓰기 때문에 엔트로파 공주가 보기에도 자신이 모르는 화신이 왔다갔다하는 걸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한 일이니까. 이 문제를 당장 전부 설명해주지 않더라도 나중에는 무조건 설명해 줄 것. (역주 : 원문은 체호프의 총으로 표현합니다. 1막에서 권총이 나왔다면 3막에서는 그 총을 쏴야 한다는 명제로, 나중에 써먹을 게 아니면 쓸데없이 얘기해서 극이나 소설을 늘어뜨리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는 나중에 엔트로파가 몇 번 더 나타나거나, 시간 여행 과정에서 환영으로나마 나타날 수 있다는 암시가 되어야 함. 하모니로 활동할 때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거나, '따라오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는 식으로도 써먹을 수 있음. 중요.

- 시작 부분에서 스쿠틀루와 브루스가 거래를 하는 장면을 삽입. 거래라고 해도 황무지를 떠가는 시커먼 구름 위에서 돗자리 깔고 나란히 앉아서 이른바 '소풍' 온 듯 앉아 있는 게 전부. 이 장면은 스쿠틀루가 그때까지 둘러 왔던 철벽을 깨고 관용, 친절, 동류의식 등을 드러내는 장면으로만 해석되어야 함.

- 이제 스쿠틀루와 스파이크는 재앙 직전의 이퀘스트리아 천문도를 완성했다. 재앙이 정확히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특정하기 위해선 현재 관측되는 천문과 비교 대조할 필요가 있다. 쫄딱 망한 세상에 시커먼 구름만 가득해서, 아무리 낮아도 구름보다는 높은 지점에서 천문을 관측해야 하는데 그런 곳은 또 얼마 없다. 그 얼마 없는 곳도 현재 사용하는 비행선으로 도달할 수 없는 고도다. 스쿠틀루는 관측 지점까지 기어 올라가기로 결정. 그나마 다녀올 만한 곳은 그리폰 마운트인데, 여기도 재앙 이후 땅 속에 숨어 있던 괴물들이 지표면을 찢고 뛰쳐나오면서 그리폰이 기거하던 석굴 등을 점거한 지 오래라 위험하다. 게다가 거기 가는 것 하나만 문제가 아니다. 천문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관측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스파이크가 그런 장비를 휴대성을 고려한 형태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이지만, 휴대 가능한 수준으로 소형화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방식으로 마력을 부여한 보석이나 프리즘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력이라고는 오래 전에 증발해 버린 지 오래지만, 과거에 만들었던 그런 물건이 그렇다고 효력을 상실하는 것은 또 아니다. 스파이크는 오직 하나, 그런 물건을 만들 능력을 가진 단 하나를 찾아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 래리티.

- 기침이 갈수록 심해져만 가는 가운데, 스파이크는 프리즘에 마법을 부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스쿠틀루가 한 번 과거로 넘어가 있을 수 있는 시간보다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다. 즉 스쿠틀루가 과거로 넘어가 래리티로 하여금 프리즘을 만들게 한다 하더라도, 엔트로파의 몸을 빌려서 과거에 있을 수 있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물리적으로 지키고 앉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됨. 그 해결책으로 스파이크는 더욱 집중된 불꽃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함. 즉, 스쿠틀루가 지금까지 돌아갔던 과거보다도 더 먼 과거, 재앙이 닥치기까지 3개월 전으로 돌아가는 것. 즉 하모니의 형태로 래리티 옆에 바싹 달라붙어서, 래리티가 다니는 곳마다 따라다녀야 한다는 뜻인데, 이건 래리티가 애플잭과 플러터샤이, 레인보우 대쉬를 만날 때도 따라다녀야 한다는 뜻이 됨. (이는 지금까지 등장한 메인 식스 멤버들이 래리티를 두고 어디 먼 곳에 다녀온다, 거리를 둔다고 말하는 것과도 엮이는 표현이다)

- 페트라 최후반부에서 데보가 넘겨준 상자를 만지작거리던 스쿠틀루는 과거로 돌아간 자신이 어디에 프리즘을 보관했을지 궁리한다. 우선 캔틀롯 폐허로 돌아가 부티크란 부티크는 다 뒤지고 돌아다니지만 허탕을 친다.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기 전까지는 프리즘의 위치도, 존재 자체도 알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스쿠틀루는 스파이크에게서 얻은 이빨을 가져와 래리티의 시신을 찾아 떠난다. 래리티답다면 래리티답게도, 래리티의 시신은 아주 먼 곳에서 발견됨. 보석 계곡이라는 곳으로, 산맥 오거들과 화염 오거들이 전쟁을 벌이는 전쟁통 한가운데에 위치한 곳이다. 비행선으로 이동하기는 너무 위험한 곳이므로 스쿠틀루는 하모니 호를 이용할 수 없음. 다행히 두 번째 계획이 있긴 하다. 날다람쥐 브루스다.

- 스쿠틀루는 브루스와 가족적 신뢰를 구축해 왔기 때문에 보석 계곡 상공까지 브루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둘은 가는 길에 온갖 대화를 나누고, 가끔은 헛소리도 하면서 농담따먹기도 즐긴다. 도착하자마자 이 둘을 향해 오거 비행선이 접근함. 브루스가 행상인 노릇을 하며 오거의 시선을 끄는 사이 스쿠틀루가 몰래 나감. 전쟁터 한가운데로 급강하하는 동안 기관총탄 탄막이 날아들고, 대공포가 불을 뿜고, 폭발물이 터져나감. 착지한 뒤의 시퀀스는 폴아웃 팬픽이랑 유사함. 그 누구의 땅도 아닌 곳에서 오거 하나가 다른 오거에게 미니건을 쏴제끼고, 노예 고블린들은 시체 사이로 내몰려 떨어진 탄약과 물자를 주워 오는, 뭐 그런 느낌.

- 무장 맨티코어가 풀려나 상대 진영에서 난동을 피우는 장면. 고블린 노예들이 잡혀 먹히기 직전. 스쿠틀루가 전쟁터 한복판에서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플러터샤이가 가르쳐 준 대로 노래를 부른다. 맨티코어 진정함. 순간적으로 전쟁터에 평화가 돌아온 듯함. 바로 다음 순간 탄피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시체가 사방으로 튀어 날아가며 다시 지옥으로 회귀한다. 목숨을 건진 고블린들이 있긴 한데, 스쿠틀루에게 감사 인사를 할 시간은 없었음. 스쿠틀루는 다 부서진 땅을 헤집고 나아가며 래리티의 시신을 수탐함.

- 폭격이 떨어진 골짜기 한가운데에 솟아오른 작은 고원에 다다른다. 하모니 호보다 더 큰 비행선을 발견한다. 절벽 끄트머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슬금슬금 다가가, 좀 수고를 해야 하긴 했으나 비행선 안으로 잠입하는 데 성공. 래리티의 시신 발견. 꼬마 유니콘의 시신을 감싼 채 죽어 있음. 스쿠틀루는 스위티벨일 것이라고 짐작. 래리티의 시신을 회수한 뒤 바로 시간 여행을 하진 않고 비행선 내부를 좀 더 살펴봄. 그 때 스쿠틀루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됨. 스쿠틀루가 그 비행선을 만들었다는 것과, 과거에서 만들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세공이나 설계 구조, 구동 구조 전부 스쿠틀루 스타일로 만든 것이지만, 왜 이걸 만들게 되었는지도 짐작할 수 없고, 전에는 트로팅엄으로 불렸던 자리에 왜 이게 와 추락해 있는지도 짐작할 수 없다.

- 그 때 스쿠틀루의 눈에 칸막이 벽에 난 흠집 하나가 들어옴. 가까이 가 들여다보자 달 문자로 쓰인 룬 단어가 있다. 거기에는 "숙여" 라고 적혀 있음. 잠깐 동안 멍하니 있다가, 다급하게 몸을 날림. 아슬아슬하게 눈 먼 총알이 스치고 지나감. 금속 위에 행동 지침이 룬으로 적혀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굴러" 구르자 총알이 하나 더 지나간다. 오거들이 스쿠틀루의 존재를 눈치채고 접근하고 있다. 그간 지능도 높아졌는지 대략적으로 위치도 파악한다. 총알이 날아오기 전마다 룬 문자가 눈에 띄인다. 지시에 따라 몸을 날리다가, 룬 문자가 서서히 다른 내용들을 전달하기 시작한다. "프리즘", "암살자", "결투", "맹독", "제코라", "완전침묵". 스쿠틀루는 좀 더 많은 정보를 모으려 하나, 바깥에서 접근하는 오거들의 화망 때문에 비행선이 균형을 잃기 시작함. 서서히 기울어지면서 협곡 아래 시커먼 아가리 속으로 떨어지기 직전. 사방에 적이고 다른 방법도 없어서, 스쿠틀루는 래리티의 재를 뒤집어쓰고 시간 여행을 시작. 스파이크가 새로 뿜어낸 불꽃을 들이붓는 동안 비행선 내부 마나 탱크에 유탄(流彈)이 튀어 폭발. 다행히 시간 여행은 성공하나 마나 폭발에 의해 시간 여행에 변수가 발생. 과거로 돌아가고 보니 몸이 전 같지 않음. 시간상으로는 제대로 떨어졌는데, 엔트로파의 몸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형태로 전이됨. 즉,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음. 이만하면 충분하겠지.

- 래리티가 방문자의 소리를 듣는다. 스쿠틀루는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캐러셀 부티크 앞에 떨어져 있고, 정문 앞에는 마차가 한 대 서 있다. 래리티는 클라우드데일에서 올 마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스쿠틀루를 자기가 고용한 마부라고 생각한다. 대화도 불가능하고, 당장 튕겨져 나가 현재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으니 스쿠틀루는 묵묵히 따른다. 사실 스쿠틀루는 진짜 마부가 와서 상황이 이상해지기 전에 한시바삐 그 자리를 뜨고 싶은 심정이다. 마차에는 특수 제작 마구가 딸려 있어서, 하모니는 이걸 이용해 자신의 큐티마크를 가린다. 래리티의 눈에 띄기라도 하면 하모니가 평범한 잡역부 포니는 아니라는 걸 눈치채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모니는 자신의 목적에 관하여 쉽게 밝힐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뭐가 어떻든 스쿠틀루는 래리티로 하여금 특수 프리즘을 만들게 해야 하고(그리고 망할 비행선도 건조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걸 말도 못 하는 상태에서 해야 하니 더 큰 어려움이 따를 건 자명하다.

- 래리티는 한도 끝도 없이 쌓인 모금 행사를 관리하고 처리하느라 다른 데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여행 내내 하모니가 아무 말도 없자 래리티는 즉석에서 하모니를 '아나스타샤'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하모니가 래리티를 태우고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동안은(이번 여행에서 스쿠틀루는 보다 오랫동안 여기 머무를 수 있다. 스파이크에게 영광을) 래리티 혼자 떠드는 그림이 나온다. 대부분의 장면은 래리티가 떠드는 대화문으로 채우되, 래리티가 자기 친구들과 거리를 두는 이유와, 자선활동에 매달리는 이유가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감정과 동기 정도는 짐작할 정도로 언급된다. 하모니는 그런 래리티를 태우고 다니면서 어떻게 해야 멀리 떨어질 만한 상황에서도 붙어 다닐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 하모니는 래리티가 시장과 가까운 관계이며, 포니빌 시의회에서 중요 직책을 제안받은 점을 알게 된다. 래리티가 그 제안을 거부하기는 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충 얼버무린다. 그 대신 팬시 팬츠와 약속이 있으니 트로팅엄으로 데려가 달라고만 말한다. 팬시 팬츠는 올해 하계 태양절 축제에서 자신이 자그마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재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그 날) 셀레스티아 공주가 올해는 스탈리온그라드에 방문할 것이므로 래리티가 자신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모니는 둘의 대화를 엿들으며 팬시 팬츠가 사용하는 마나 작동식 장치가 최근에 부서진 점을 알아차린다. 팬시 팬츠는 축제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마을 구호 기금에 출연하는 부유한 출자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커다란 구경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때 다소 무례한 망식으로 하모니가 끼어든다. (래리티였다면 짜증을 냈을 것이다) 그리고는 선두에 음직이는 빛을 활용한 이미지를 출력할 수 있는 장치를 단 비행선의 설계도를 그려 보인다. 그러나 이 물건을 굴리기 위해서는 마법부여 프리즘이 필요하다.

- 팬시 팬츠는 즉석에서 하모니의 제안을 채택한다. 래리티는 당장에라도 항의할 기세를 보이지만, 팬시 팬츠가 이 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하자 까어들어 이는 자신의 피고용인 '아나스타샤'를 대리로 세워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팬시 팬츠는 설계도를 최초로 그려 보인 것은 하모니라며 건조를 총괄하게 하고, 래리티에게는 그 동력원이 될 프리즘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 사이 그들은 이퀘스트리아를 횡단하면서 이 아이디어를 사업가, 기업인,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 제안한다. 그들은 제안을 받아들여 지역 하계 태양절 축제에 협찬한다.

 

- 이번 스토리는 하모니와 래리티가 이퀘스트리아 곳곳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이해 불가능한 상황들과, 이를 통해 진상에 다가가는 방식으로 전개.

예시 1. 우체국에 들렀을 때 더피가 하모니를 알아보고 '아나스타샤'가 아닌 걸 밝히기 직전에 이른다. 그 때 무언가가 더피를 방해해 위기를 넘기는 데 성공.

예시 2. 야간 비행을 하던 중 마차가 추락. 하모니가 겨우 래리티를 구하긴 하나 수레는 그대로 떨어져 산산조각나 Dredgemane 도입부의 핑키 파이 시신 근처에 있던 그 잔해처럼 남음.

예시 3. 보석 광산에 들어섰을 때 래리티가 들어선 갱도가 붕괴. 떨어지는 돌멩이를 쳐내면서 래리티가 있는 갱도로 진입. 검은 옷을 입고 래리티의 목에 칼을 들이민 암살자와 마주침. 암살자는 하모니를 보자마자 암살자답지 않게 래리티를 갱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도주. 하모니는 잡지 못함.

- 스쿠틀루는 이를 두고 래리티가 언젠가 누구에게고 원한을 샀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나, 래리티 본인은 죽기 일 보 직전까지 갔으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음. 그 대신인지 팬시 팬츠와 합작하여 진행하는 모금 사업에 더욱 몰두하기 시작. 래리티의 지시로 트로팅엄의 여러 대저택을 돌아다니면서 스쿠틀루는 점점 이 일 때문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 여기서 래리티는 한 무리 돈 많은 자들과 만나는데, 하모니는 그 대화를 알아먹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지 못해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함. 대신 래리티가 전에 없이 흐트러진 모습으로 대화를 끝낸 것밖에 보지 못함.

- 위는 2개월 정도만에 일어난 일들. 스쿠틀루는 어찌어찌 해서 남은 시간 내내 래리티 가까이 있을 기회를 얻음. 비행선 건조장을 캐러셀 부티크 바로 옆으로 잡았기 때문에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음. 어느 날 밤, 여느때처럼 작업하고 있던 스쿠틀루는 캐러셀 부티크에서 흘러나오는 연기 냄새를 맡음. 곧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부엌에서 불이 나 있고, 래리티는 졸도한 채 바닥에 쓰러진 모습이 보임. 스쿠틀루는 정신없이 래리티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 그 때 더피가 나타남("제코라 선생님 모셔왔어요, 다람쥐 아저씨!" 정도)

- 말할 것도 없이 스쿠틀루는 엄청난 혼란을 겪음. 더피나 제코라에게 뭔가 부탁을 한 적도 없고, 예술적인 타이밍에 둘이 뙇 하고 나타났기 때문. 제코라는 그 자리에서 래리티를 치료. 제코라는 래리티가 아무래도 연기 때문에 질식한 게 아니라, 자기가 쓰는 식자재 중에서도 귀한 독초로 분류되는 풀을 복용해서 쓰러진 것 같다고 소견을 밝힘. 제코라가 집으로 돌아가고 난 뒤, 깨어난 래리티는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함.

- 이런 상황을 더 견딜 수도 없었을 뿐더러, 래리티가 이런 상황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마당에 프리즘은 고사하고 비행선 건조에도 집중할 수도 없어서, 스쿠틀루는 래리티에 자신의 존재를 고정 가능한 범위 바깥으로 벗어나기로 결정함. 스쿠틀루는 오거 내전이 벌어지는 전쟁터 한가운데, 골짜기 사이에 겨우 걸쳐 있다가 추락을 시작한 비행선으로 돌아옴. 스쿠틀루는 최대한 많이 래리티의 시신을 모은 뒤, 곧장 포니빌로 돌아가는 여정을 시작함. (귀향 과정 대부분은 서술하지 않음)

- 스쿠틀루는 스파이크의 연구실에 도착한다. 프리즘을 구했는지 묻는 스파이크에게, 스쿠틀루는 구하지 못했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과거로 돌려보내 줄 것을 부탁한다. 스파이크는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하며 망설이다가, 스쿠틀루가 래리티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설득하자 이를 받아들인다. 스파이크는 다시 한 번 밀집된 불꽃을 뿜어내 스쿠틀루를 과거로 돌려보낸다. 시점은 래리티와 처음 만난 바로 그 시점이다. 이제 또 다시.

- 그리고 지금까지 래리티와 보낸 시간이 반복된다.

- 이제 스쿠틀루는 대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래리티와 함께 행동하고 있는 자신이 래리티와 계속 붙어 있을 수 있도록 수를 써야 한다. 즉, 기술적으로 보자면 래리티 1인에 대해 하모니 2체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지만, 현재 시점의 하모니는 두 번째 시간 여행을 온 현재의 스쿠틀루이기 때문에 과거의 스쿠틀루가 래리티에게 붙어 다니는 동안 계속 숨어 다녀야 하는 문제가 있다.

- 여기서부터는 위기의 순간마다 이상할 정도로 일이 잘 풀렸던 이유가 설명된다.

- 첫째. '아나스타샤'를 하모니로 부르려던 더피를 교란한 것은 2번째 하모니였다. '아나스타샤'가 계속 래리티와 붙어 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한 첫 번째 행위이다.

- 둘째. 출발 전에 파괴 공작이 이루어진 마차. 오직 미래의 하모니만이 과거의 하모니가 래리티를 구하는 동안 마차가 부서지지 않도록 수를 쓸 수 있었다. 그 마차는 누가 부순 것인가?

- 셋째. 갱도 붕괴 사건. 미래의 하모니는 사건 발생 직전 도착해 범인을 방해할 시간을 벌었다. 한바탕 싸운 뒤 하모니는 암살자의 복면을 벗겨내는 데 성공한다. 암살자는 사로스 자객으로, 음식을 살 돈이 없어 자포자기한 끝에 이 일을 벌였음을 시인한다. 하모니는 암살자를 살려서 보내주고, 그 대신 암살자의 옷을 받는다. 그리고 래리티가 오기 전 그 옷을 둘러 입고는 래리티를 맞아 이젠 하다하다 돈을 주고 자기를 죽이려는 일을 꾸미냐며 독설을 퍼붓는다. 과거의 하모니가 나타나자, 현재의 하모니는 칼을 들고 래리티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듯 행세하다가 이내 달아난다. 하모니는 몸을 숨긴 채 상황을 복기하다가, 지금까지 래리티가 거의 자살적인 태도를 보여 왔음을 눈치챈다.

- 확실히 래리티는 목숨을 내놓다시피 하고 있다. 왜인가? 스쿠틀루는 그 답이 트로팅엄의 한 대저택에서 있었던 모임에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하모니가 바깥에 있는 동안, 미래의 하모니는 몰래 숨어 들어가 대화를 엿듣는다. 래리티와 만나고 있던 이들은 래리티의 외조부모로, 돈은 썩어 넘치지만 꼴통인 자들이다. 돈을 쌓아놓으면서 다른 포니들은 쓰레기 취급하고, 자신들과 만나는 자들은 전부 답 없는 인생 실패작들로 간주하는 족속이다. (이러한 성격은 래리티와의 대화에서 거의 다 설명되어야 한다). 래리티의 어머니는 자신의 부모에 반발하여 '서민의 삶'을 살더라도 자신의 삶을 살겠다며 집을 나왔다. 그 후 래리티의 아버지를 만나 포니빌에 새 살림을 차린 것이다. 그렇지만 외조부모의 영향력은 포니빌에까지 미쳤고, 이들은 래리티가 자신들의 귀족적 가풍을 지닌 채 자라도록 유도해 왔다. 래리티는 자신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이기적이며 돈만 밝히는 외조부모들과는 윤리관 자체부터 확고히 다른 모습으로 성장했다. 그렇긴 했으되, 외조부모가 자신을 손에 넣지 못한다면 자신의 동생인 스위티벨로 목표를 바꿀 것임을 래리티 또한 알고 있었다.

- 현재로서는 래리티가 스물다섯 살이 되면 자동으로 외가의 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갖게 되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 지랄맞은 단서가 하나 붙어 있다. 래리티가 '가문의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그 재산을 물려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래리티는 자신이 써먹을 수 있는 조항을 하나 찾아낸다. 래리티가 그 전에 사망한다면, 사망 시점에 양적으로 충분하다고 인정될 만한 자금 유통망을 확보했음을 증명 가능할 때 그 단서를 무효로 하고 상속권을 취득할 수 있는 점이다. 물론 이것이 인정된 시점에서 래리티는 사망하기 때문에 상속권은 래리티의 다른 가족에게 넘어간다. 래리티가 수많은 모금 사업에 목을 매고 뛰어다니는 것은 그 연장선상에 있던 것으로, 죽기 전까지 충분한 재산을 축적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 시점에서 래리티는 사실상 죽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럼으로서 상속권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래리티가 확보한 자금(팬시 팬츠를 비롯한 자들이 출연한 그 돈)은 본래 주인에게 돌아갈 것이고, 상속권은 스위티벨에게 넘어갈 것이다. 그럼으로서 스위티벨은 사악한 외조부모의 마수를 피해 도망칠 충분한 힘을 얻게 된다.

- 그 모든 파괴 공작과 자살적 암살 시도가 전부 무위로 돌아갔으므로, 래리티는 결국 자신의 손으로 그 일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즉 드문 독초를 씹고 부엌에 불을 놓아 자신의 시체마저 태움으로써 증거를 없애려 든 것이다.

- 그러나 두 번째 하모니는 이미 이 상황을 한 번 겪어 봤기 때문에 그 독초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다. 미래 하모니는 불난 집 바로 위를 날아가던 더피를 발견하고 가서 제코라를 데려오되, 이러저러한 풀에 중독된 자가 있으니 그 해독제를 같이 가져오게 하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나서는 그 이후 일어날 일련의 사건을 가만히 기다린다. 과거의 하모니가 불길을 잡는 사이 제코라는 래리티를 살려내고 난 뒤, 미래 하모니는 과거 하모니가 현재로 돌아갔을 시간에 래리티의 침실로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는 래리티에게 얘기 좀 하자고 말을 걸어 래리티를 놀라게 한다. 하모니는 안장으로 가리지 않은 몸을 처음으로 래리티 앞에 내보이고, 왕족의 후예처럼 보이는 큐티마크를 드러내 래리티를 당황시킨다. 그리고는 자신이 캔틀롯 왕실의 비서관이며, 본래는 레인보우 대쉬를 비밀리에 관찰하는 임무를 받았지만 이제는 래리티의 자살 시도를 막기 위해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다. 그리고는 자신이 래리티와 그 외조부모, 지금까지 래리티가 벌인 자살 시도에 대하여 하나하나 말하기 시작한다. 래리티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하모니에게 털어놓는다. (대부분은 하모니가 이미 추론한 사실과 합치했다) 하모니는 핑키 파이와의 생활과 페트라에서 있었던 일들, 그리고 레인보우 대쉬와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래리티 자신도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며 그런 일로 삶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설득한다. 래리티는 하모니의 진부해 빠진 얘기를 들어 줄 기분이 아니었고, 대화는 흐지부지해진다.

- 하모니는 비행선 건조 작업으로 돌아온다. 몇 시간 뒤, 래리티가 집 밖으로 걸어나와 작업에 끼어든다. 발굽이 더러워지는 작업에 익숙하지도 않고, 기름을 뒤집어쓰다시피 하면서 하는 일을 즐거워하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일 자체는 열심히 한다. 일종의 정신치료 과정처럼 하모니와 래리티는 같이 일하며 비행선을 완성한다. 스쿠틀루는 처음으로 하모니 호를 건조하고 클라우드데일 폐허를 벗어나던 순간을 떠올린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땅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비행선을 보았을 때가 기쁨을 맛본 마지막 순간이었음을 기억한 스쿠틀루는 이제 래리티와 함께 기쁨을 누리게 된다. 둘은 비행선 조립을 마치고 완전히 충전한 프리즘을 장착해 디스플레이를 작동시킨다. 그리고는 시험 비행을 떠나 자리에 편안히 앉아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감상한다. 그리고 하모니는 상대를 지나치게 생각한다는 표현도 성립 가능한 개념임을 말해준다. 스위티벨에게 상속권을 물려주기 위해 결국 스위티벨이 래리티와 같이 지낼 시간을 빼앗아 가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래리티는 하모니의 설교를 긍정하나,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한다. 생일이 목전에 다가오고 있고, 머지않아 외조부모가 돈을 앞세워 스위티벨을 끌어들이게 된다면 빈털터리인 자신에게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 클라이맥스. 래리티는 다음 날 잠에서 깨어 시장 집무실의 문을 두드린다. 포니밀 시민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래리티가 곧 파산할 것이라며 자신들이 가진 잉여 생산물과 귀중품을 가지고 캐러셀 부티크의 (물론 하모니의 작품이다) 시장은 래리티에게 다시 한 번 시의회에 참여할 것을 부탁하고, 래리티는 울며 받아들인다. 캐러셀 부티크에서 창출되는 수입과 시의회 참여 수당의 힘으로 래리티는 스위티벨을 데려와 외조부모로부터 보호하게 된다. 자매가 마을 포니들 앞에서 울며 포옹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하모니는, 선량한 사람에게 행복이 깃든 것을 기뻐하며 웃음짓다가, 미래로 돌아온다.

- 남겨진 문제 : 그래서 그 망할 프리즘은 어디 ㅈ같은 곳에 짱박힌 것인가? 일단 비행선은 아니다. 하계 태양절 축제 이후 며칠 뒤에 비행선은 퇴역한다. 더 이상 빛을 증폭시킬 필요가 없으니까. 캐러셀 부티크도 아니다. 스쿠틀루가 이미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어쩔까? 아직 모르겠다. 스쿠틀루라면 래리티가 전에 했던 말과 연관지어 수색 범위를 좁혀 들어가지 않을까. 어쩌면 그 프리즘을 스위티벨에게 맡겼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스위티벨의 집으로 가 온 방을 샅샅이 뒤지면 되겠지. 시즌1에 나왔던 보석 보타이를 스파이크에게 전해주는 전개도 생각해 볼 만한데. 분명 기쁨의 눈물을 흘릴거양. 가능하면 과거 어느 한 시점에 어디에 보석을 엄청나게 짱박아 놨다가 브루스에게 답례로 주는 결말도 괜찮은데. 이른바 '하늘 소풍'을 나가서 그러고 있으면 그림이 끝내줄텐데. 온누리에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