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문은 그냥 클라이맥스입니다. 밋밋하길래 덧붙여 보았어요.
- 스파이크는 너무나 쇠약해져 있어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음 시간 여행에 필요한 불꽃을 빚어내는 건 당장은 불가능하다. 화염 분비샘을 다시 돌리려면 상당한 시간을 회복해야 한다. 그 때, 길다는 캔틀롯 왕성의 방어선을 따라 돌고 있다. 정찰을 나간 길다의 눈에 길리엄의 전투함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인다. 다음 폭풍이 들이닥칠 때에 맞추어 그들이 온다.
- 이것이 마지막이다. 재앙 전 이 모든 걸 바꿔놓을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한 번 남았다. 스파이크는 마지막 불꽃을 뿜어 자신을 저지하기 위해 스쿠틀루를 과거로 돌려보내려 하며, 남은 이들은 폭풍과 더불어 길리엄의 공격까지 견뎌내야 한다. 문제될 일은 없다.
- 길다와 스쿠틀루는 피할 수 없는 공격에 대비한 함정과 방어선을 설치한다. 나홀로 집에와 매드맥스가 결합한 형태로 보면 편하다. 스쿠틀루는 갖고 있는 모든 룬스톤을 활성화한다. 거나하게 작별 인사를 해 줄 준비가 되었다.
- 이제 개쩌는 개소리 쪽을 조명한다. 길리엄과 골든 갱 단원들이 최후의 습격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스토우는 뽑혀나간 발톱 대신 지저분한 강철 갈고리를 달았다. 피를 볼 준비가 되었다.
- 레드 윙스 크로스오버어어어어어어어어
- 스파이크가 지금까지 스쿠틀루를 속여 왔을지라도, 스쿠틀루는 그에게 일말의 악감정도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스파이크를 불쌍히 여기고 있어서 이번 계획에서 스파이크를 제거하는 것도 떨떠름하다. 스파이크는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못을 박는다. 또, 지금 엔트로파 공주의 몸을 빌어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 짓을 끝내는 순간 그녀 또한 존재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공동의 합의가 이루어진다. 역사에서 스파이크를 지우는 것은 미래의 스파이크 또한 지운다는 의미이고, 재앙 이후의 스쿠틀루 역시 같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육신이 남아 있을 수 없다. 이 모든 계획은 자기 희생을 바탕으로 구성된 것이지만, 이 둘은 이퀘스트리아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만 있다면 그런 건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에 있음을 유념하라.
- 최후의 순간이 다가왔다. 길리엄의 전투함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던 스쿠틀루는 존재론을 붙들고 씨름한다. 그리고 하모니 호로 돌아가 자신의 일기를 집어 마지막 기록을 남긴다. 기록을 남기는 건 보겠지만 뭐라고 쓰는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완전히 무너진 채 엉엉 울며 써나가고 있다는 것뿐이다.
- 스쿠틀루는 스파이크가 쉬고 있던 알현실로 터벅터벅 들어가 스파이크에게 자신의 일기를 보여준다. 최후의 순간 목숨을 잃기는 하더라도, 옆에 무언가를 남기기는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친구의 대화를 나누고 난 뒤, 길다가 뛰어 들어와 개쩌는 개소리가 시야 내로 들어왔음을 통보한다. 스쿠틀루는 일기를 떨어뜨리고 길다와 함께 뛰쳐나간다. 스쿠틀루가 나가자 스파이크가 무언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자신의 수기로 기록한 종이조각(스쿠틀루가 마지막 기록을 남길 때 썼을 가능성이 높다)을 꺼내 스쿠틀루의 일기 안에 끼워 놓더니, 아주 작은 불꽃을 겨우 뿜어내 스쿠틀루의 일기와 함께 태워 버린다. 일기와 종이는 사라지고 없다. 스파이크는 스쿠틀루에게 신호를 보내기 위한 룬을 꼭 틀어쥔 채, 마지막 화염을 계속 빚어낸다.
- 불행하게도...... 클라이막스 파트의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미리 생각해 놓은 건 아무것도 없다. 그냥 막연하게 '액션 클라이막스' 정도로만 구상되어 있다. 이 시퀀스 전부가 길다와 스쿠틀루가 개들의 개소리를 기습 공격하고 게릴라 전술을 펼치면서 농락한다, 라고 모호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냥 전투함이랑 캔틀롯 성벽이 맞부딪치고, 다이아몬드 독과 스쿠틀루가 부딪치고, 골든 갱과 길다가 부딪친다 정도로만 생각해주기 바란다. 개쩌는 개소리랑 마찬가지로 탈론도 부서지기는 할 것이나 그 이유는 설정해두지 않았다. 스쿠틀루가 석화한 트롤들을 발견하고 이걸 함정으로 역이용해 다이아몬드 독들을 족치는 장면 정도는 구성되어 있다. 폭말물과 탄이 날아다니는 엉망인 상황도 당연히 펼쳐진다.
- 자, 어느 순간 길리엄과 개쩌는 개소리를 박살내는 장면이 전개된다. 스쿠틀루가 하모니 호를 날리고, 그 안에는 되는 대로 쑤셔넣은 룬 폭발물이 가득 적재되어 있다. 비행선을 이용한 화공 같은 느낌이다. 비행선은 그대로 전투함 선수로 날아간다. 폭발과 함께 캔틀롯 아래 산맥으로 거대한 추락이 일어난다.
- 이 때 길리엄이 죽는다.
- 길다는 한때 자기 부하로 부렸었던 자들을 아무렇지 않게 처단한다. 심적을 쉬운 일은 아니다. 스토우가 나타난다. 길다의 뒤에서 갑작스레 습격해 들어오더니, 갈고를 그대로 길다의 몸에 꽂아 버린다. "내 손을 뺏어갔겠다. 이제 네 상판을 없애주마." 식의 전개다. 길다에게 그다지 유리한 상황이라고는 할 수 없다. 스토우는 말 그대로 길다의 부리를 박살낸다.
- 길다가 졌다.
- 전투함이 폭발하는 와중에 천둥, 번개, 그리고 일대 혼란이 찾아온다. 그 때 스파이크가 신호를 보내온다. 스쿠틀루는 불길과 연기를 뚫고 알현실로 날아간다. 스파이크는 정말로 병들고 수척한 몰골이다. 그렇더라도 입가는 빛나고 콧구멍에선 연기가 나오고 있다. 마지막 불길이 준비되었다. "스파이크! 지금밖에 없어!" "시간이 없지, 오랜 친구여. 준비해!" 스쿠틀루가 트와일라잇의 유골을 뒤집어쓰고 자리에 선 순간 스파이크가 입을 벌린다. 그리고......
- 온통 어둠만이 내려앉아 있다. 하모니가 거친 숨을 내쉬며 경련하고 있다. 하모니는 어린아이의 몫으로 배정된 숙소에 있다. 구석자리마다 종야등 불빛이 어른거리고, 창분 너머에서 부드러운 달빛이 내려온다. 어린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 그 옆 요람에는 작은 새끼 용이 들어 있다. 하모니는 숨을 참으며 날카로운 물건을 잡고 새끼 용을 겨눈다. 스파이크가 뒤척인다. 트와일라잇이 몸을 일으켜 하품하더니, 스파이크 옆으로 다가가 요람을 흔들어 주며 얼굴을 비벼 준다. 하모니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머뭇거리다가, 망설이다가......
- 스쿠틀루의 시선으로 돌아온다. 시간 역행은 끝났다. 다시 돌아온 현재는 폭풍우가 치고, 천둥과 번개, 죽음의 악취와 연기가 캔틀롯의 무너진 성벽 너머에서 마구 흘러 들어오고 있다.
- 스쿠틀루는 실패한 것이다.
- 과거의 스파이크를 제거할 수 있는 최후의 순간을, 트와일라잇 스파클을 죽여 셀레스티아와 루나 공주를 오닉스 이클립스에서 구원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짓밟은 원인을 제거할 마지막 시간을 얻었었다. 그 짓을 했어야 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한 얼굴로 잠든 스파이크와 트와일라잇을 보았을 때 스쿠틀루는 자신이 그 짓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었다. 이제 스파이크의 마지막 불꽃까지 써버린 지금, 그녀는 황무지만이 자신 주변에 어른거리는 현재로 돌아와 있다.
- 사실, 안도했다기보다는 정신이 산란하다. 스쿠틀루는 눈물을 훔치며 스파이크에게 다가간다. 자신의 실패를 말해야 하는데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스파이크는 그 말을 들을 수 없다. 남아 있는 한쪽 눈도 닫혀 있고, 숨소리는 갈수록 힘들어져 간다. 고열 때문인지 치매 증상을 보이는 스파이크는 이제 어린애로 돌아가 있다. 엄마를 찾는 어린애로.
- 스쿠틀루는 눈물을 참으며 스파이크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에 뺨을 비빈다. 트와일라잇 스파클의 역할을... 스파이크에게 있어 트와일라잇 스파클의 역할을 대신하려는 것이다. "무서워하지 말렴, 스파이크. 엄마가 여기 있잖니." "엄마, 안 좋은 꿈을 꾸었어요. 엄마에게 나쁜 짓을 했어요. 모든 걸 망쳐놓았어요." "괜찮단다, 스파이크. 그러더라도 엄마는 널 사랑하니까. 트와일라잇은 항상 널 사랑할 테니까." 늙은 용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 스파이크가 숨을 거둔다.
- 바깥으로 나가 보자. 스토우가 성벽 위에서 녹색 불꽃의 징후를 포착한다. 길다의 몸뚱이를 넘어 날아오른 스토우는 다이아몬드 독들이 가져온 투사형 폭발물을 발견하고 챙긴다.
- 스쿠틀루에게 돌아가 보자. 그녀는 방금 숨을 거둔 스쿠틀루의 몸에 얼굴을 비비고 있다. 슬픈 가운데에도 스쿠틀루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지나간다. 하모니 호를 분해했을 때 썼던 공구들이 사방에 널려 있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으며 몸을 일으켜 날카로운 칼을 집어든 채 스파이크에게 다가간다. 진심을 담은 나직한 말이, 마지막으로 얼굴을 비비는 스쿠틀루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스파이크, 진심으로 널 사랑해. 하지만 이 짓을 할 수밖에 없어서 유감이야. 난 영웅도 아니고 성자도 될 수 없어. 나는 항상 폐허의 청소부일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번개가 쳐서 스쿠틀루의 모습을 비춘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스파이크의 목과 가슴을 난도질하는 모습이 보인다. 번개가 내리치고 피가 사방으로 튄다. 내장이 온 알현실 바닥에 흩어진다. 마침내, 스쿠틀루는 스파이크의 화염 분비선을 분리해 낸다.
- 화염 분비선은 아직 따뜻하고, 경련하고 있다. 몇 줄기 녹색 불꽃과 재가 쏟아져 나온다. 언제든 꺼져 버릴 것만 같다. 이것은 날것 그대로의 마법이고, 여기에 접촉하게 되면 반작용을 일으켜 시간 역행으로 그 대상을 찢어놓을지도 모른다. 스쿠틀루가 이 연약한 생체 기관을 안아들고 있는 사이......
- 스토우가 알현실 바깥에서 폭발물을 발사한다. 스쿠틀루는 트와일라잇의 재를 담고 있던 펜던트를 뒤집어쓰고, 화염 분비선을 안아들고 서 있던 참이었다. 알현실은 스파이크의 시신과 함께 불탄다.
- 스쿠틀루는 왕성 하층 발코니로 떨어진다. 돌조각과 불 붙은 잔해가 떨어져 내린다. 그 자리에 길다가 있다. 흠씬 두들겨 맞은 채 자신의 피에 질식해 죽어가는 마당이다. 둘은 파편화된 대화를 나눈다. "너...... 데려오렴...... 레인보우를 데려오......" "데려올게요, 길다. 약속해요." 길다가 스쿠틀루의 등 뒤를 쳐다보더니 눈을 휘둥그레 뜬다. 그와 함께 마지막 숨이 몸을 떠난다.
- 길다가 죽었다.
- 스쿠틀루가 몸을 돌린다. 휙! 갈고리에 잡힐 뻔했다. 스쿠틀루는 땅에 떨어지면서도 화염 분비샘은 꼭 안고 있다. 사방으로 에메랄드 빛 불꽃을 뿜어내고 있다. 트와일라잇의 마지막 재를 담은 펜던트가 달랑거리며 발코니 가장자리에 걸려 있다.
- 지금 상황에서는 확실히 유리한 상황인 스토우가 스쿠틀루를 보고 음흉한 웃음을 짓는다. 이제부터 그녀를 사냥할 심산이다. 마지막 포니를 향한 온갖 저주와 욕설과 비난이 흘러나온다.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과, 세계의 죽음과, 자신의 약속된 미래의 죽음을 가지고 마지막 포니를 저주하고 있다.
- 스쿠틀루는 스토우의 잔학한 공격을 모두 받아낸다. 불꽃이 새어나오는 화염 분비샘을 안고 있는 영향으로 순식간에 어린애의 모습으로 바뀐다. 스쿠틀루는 절박하게 발코니 가장자리에 걸린 펜던트를 향해 달려간다.
- 스토우가 바로 쫓아와 스쿠틀루의 날개를 찢어놓는다. 이제 스쿠틀루는 어렸을 때와 완전히 똑같아졌다. 비명을 지르는 스쿠틀루를 보고 스토우가 조소한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된댔던가, 빈 궁둥이?" (딩키 생각나지 않음?)
- 멍청한 3류 악당들이 그렇듯이, 스토우도 온갖 시적 수사를 동원한 말들을 주절거리면서 최후의 일격을 준비한다.
- 스쿠틀루가 몸을 굴려 피하고, 화염 분비샘을 들어올려 방패로 삼는다. 스토우의 갈고리가 화염 분비샘에 커다란 구멍을 내고, 그 구멍으로 용의 불꽃이 분출되어 스토우를 완전히 집어삼킨다. 스토우는 공포에 찬 비명과 울음을 내지르더니, 마지막으로 "아빠!" 하는 말을 남기고 40년이 어려진다. 이제 알껍질도 못 벗은 병아리가 된 스토우가 남긴 거라고는 발코니 가장자리에 매달린 녹슨 갈고리 하나뿐이다.
- 스쿠틀루는 호흡을 정돈하고 발코니 가장자리에 잘 매달려 있던 펜던트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피투성이가 된 어린 몸으로 온 힘을 다해 달려가 펜던트를 낚아채자, 투신 자살의 결과밖에 남지 않는 높이가 보인다. 산맥을 향하여 떨어지는 동안, 스쿠틀루는 펜던트를 거칠게 두들겨 트와일라잇의 재를 뒤집어쓴 뒤, 화염 분비샘을 찢어 열고는 온몸을 불길에 내맡긴다. 아래에 뻗어 있던 돌덩이들이 몸을 산산이 조각내기 직전, 시간 역행 마법이 작동한다.
- 이제 스쿠틀루는 돌아갈 몸이 남아 있지 않다. 오직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있는 과거로밖에 갈 길이 없다. 그러나 주문 사용 방법부터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탓에 과거와 적절한 공명을 일으킬 수 없다. 시간과 공간 그 어디에도 발 붙일 곳 없이 온갖 지식이 혼합된 존재로밖에 있을 수 없는 것이다.
- 그곳에서 스쿠틀루는 마지막으로 엔트로파 공주와 마주한다. 시간의 공주는 전보다도 가까이 다가와 있다. 발굽을 내밀면 서로 닿을 정도의 거리다. 불규칙한 시간 역행 속에서, 스쿠틀루는 엔트로파 공주가 다시 한 번만 지상의 일에 개입해 줄 것을 사정한다. 이번 한 번만 이 일에 끼어 달라, 이게 마지막이다, 이퀘스트리아를 위해서다. "돕지 않겠다는 건가요? 전부 바로잡을 수 있어요!" 침묵. "부탁해요! 이퀘스트리아와 온 세상의 운명을 걱정하는 거 다 알고 있다고요! 당신 자매들과 피조물들이 살아남을 수 있게 한 번만 도와 달라고요!" 침묵. "됐네요! 아무것도 안 하겠다니 그런가보다 할 수밖에! 그러니 내가 대신하게 하라고요! 내가 당신의 염병할 화신 노릇을 하잖아요! 안 그래요? 그냥 당신의 화신이 다 알아서 하게 냅두고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만 있으라고요! 이 쪼다년아!"
- 마침내 엔트로파가 반응한다. 반짝이는 두 눈이 한 번 깜빡한 것 같다.
- 다음 순간, 시간 역행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에메랄드 빛 세상이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한다. 스쿠틀루는 다시 하모니가 되었고...... 하모니이자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되었다.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된 것뿐만이 아닌, 그 스스로의 고정점 역할까지 수행하는, 물질계의 것은 아닌 합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오닉스 이클립스가 닥쳐왔고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루나 공주와 셀레스티아 공주 사이에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두 알리콘 공주가 다시 하나로 합쳐져서는 안 된다. 하모니는 트와일라잇 안의 에너지이자, 마법이었다. 그랬으므로 머리 속에도 있었고 뿔 안에도 있었다.
- 스쿠틀루는 트와일라잇을 구할 수 없었다. 스파이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조차 없었다. 그저 한 개의 단어... 딱 한 단어, "하모니"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고통 속에서 그 생각에 반응했다. 그런 무슨 의미인지는 떠올리지 못했다.
- 스쿠틀루는 그저 되풀이하고, 다시 말하고, 되새길 뿐이었다. "하모니, 하모니, 하모니."
- 마침내 그 의미를 이해한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고개를 쳐들며 뿔을 밝혔다.
- 트와일라잇이 하늘을 향해 무지개 신호를 쏘아 올렸다. '하모니' 주문이다. 그 신호는 캔틀롯 왕궁 발코니를 통해 날아가 하늘을 밝혔다. 온 이퀘스트리아에서 희미하게나마 보일 정도였다.
- 단순한 신호는 아니었다. '하모니' 주문이었으니까. 스쿠틀루는 이제 그 무지개 신호와 하나가 되었다. 엔트로파 공주의 화신으로 받은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무지개 신호에 힘을 불어넣었다. 힘을 받은 신호는 더 크고 찬란하게 하늘을 밝혔다. 흩어진 기억의 마지막 단락이 하늘로 떠가며 온 이퀘스트리아의 에메랄드 빛 초원을 밝혔다. 그리고 산산이 흩어지며 조화의 빛나는 그림자를 사방에 뿌렸다. 평온과 기쁨... 그리고 희망이 느껴졌다. 애정과 평화가 찾아왔다. 그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 스쿠틀루도 죽음을 맞이했다. 소설의 시작부터 따라온 주인공의 죽음이란, 소설이 그 종막을 향해 가는 시작이다.
- 챕터 1로 돌아가자.
- "쫄지 마. 금방 돌아올 테니까. 야, 솔직히 말해서 내가 죽어 버리면 세상이 덜 쿨해지는데 내가 그러겠니?"
- 레인보우 대쉬는 스쿠틀루를 막 비전 저장고에 숨겨놓은 참이다. 하모니를 찾아 날아가는 길, 레인보우는 날개를 파닥이며 클라우드데일 전역을 수색할 준비를 한다.
- 그 때 레인보우 대쉬의 이목을 잡아끄는 무엇인가 있다. 재앙이 끝내 레인보우의 목숨을 앗아갔던 그때와는 다르다. 레인보우가 신호를 본 것이다. 캔틀롯 산에서 태양과 그 밝음을 겨루며 뻗어나온 찬란한 무지개 신호가 보인다. 레인보우는 자리에 멈추더니 숨을 들이마신다. "하모니?" 눈이 한 번 깜박이고, 미간이 찌푸려진다. "트와일라잇."
- 레인보우 대쉬가 급히 날아간다.
- 핑키 파이로 넘어간다. 핑키도 신호를 본다. 그녀 역시 그 날 저녁의 대화와, 건배사와, 레인보우의 제안으로 동의한 그 날의 약속을 기억하던 참이었다. 핑키는 잉케사와 제코라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히 마차를 돌려 캔틀롯으로 향해 달려간다.
- 플러터샤이가 신호를 본다. 염소자리를 안전한 곳에 내려둔 플러터샤이가 날개를 편다.
- 래리티가 신호를 본다. 스위티벨을 안전한 곳에 내려주고, 그대로 비행선을 돌려 캔틀롯으로 향한다.
- 애플잭이 신호를 본다. 피난소를 박차고 달려나간다.
- 하나하나, 각자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인다. 레인보우 대쉬가 애플잭을 보고, 이 둘이 핑키 파이를 맞이한다. 플러터샤이가 합류한다. 그리고 망할 비행선에서 래리티를 내리고는 나머지를 마차에 태워 레인보우 대쉬가 날아간다. 캔틀롯 산맥을 향해 날아가는 레인보우 대쉬의 등 뒤로 몇 차례 소닉 레인붐이 터진다. 레인보우 대쉬를 비롯한 메인 5 멤버들이 신호의 진원지에 집결한다. "트와일라잇에게 도움이 필요해!" 하는 그림이지.
- 루나 공주와 셀레스티아 공주를 다시 하나로 합쳐놓으려는 오닉스 이클립스의 작용을 막으려고 무진 애를 쓰는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보인다. 레인보우 대쉬가 쓰러진다. 다른 넷이 레인보우를 일으켜 사건의 지평선으로 다가가, 충격을 받은 스파이크의 옆에 선다. 이퀘스트리아 걸스의 절정부 같은 느낌으로, 트와일라잇을 부르며 응원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트와일라잇, 넌 혼자가 아니야!" "여기 우리가 왔어!" "이제 다시 여섯이 모였다고!" "할 수 있어, 자기!" 뭐 이런 거.
- 친구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격려가 되었고, 조화의 원소로서의 힘을 받은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고통에 저항한다. 어둠을 밀어내고, 끝내 오닉스 이클립스를 물리치는 데 성공한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루나 공주와 셀레스티아 공주의 힘을 같이 받아 검은 빛줄기를 우주로 되쏘아 보낸다. 이퀘스트리아 전체를 집어삼킨 대재앙은 이렇게 끝났다.
- 그리고 역사는 영원한 변화를 맞이한다.
- 루나와 셀레스티아, 스파이크, 트와일라잇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이 한숨을 내쉬며 대체 무슨 일어난 건지 이해하려 애쓴다. 트와일라잇의 친구들이 다가와 트와일라잇을 부축하려 한다. 그런데 다가가 보니, 단순히 신체적 피로만 쌓인 게 아니다. 트와일라잇이 흐느끼고 있다. "스쿠틀루... 스쿠틀루가 죽었어... 나한테... 나한테 얘기했어..." "스쿠틀루가 죽다니 무슨 뜻이야?" "스쿠틀루가 아니야. 하모니야. 하모니가 여기 있었어. 걔가... 날 구했어."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래? 이런 망할. 트와일라잇, 이게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 바로 그 때, 스파이크가 배를 부풀리며 녹색 불꽃을 뿜어낸다. 발코니 위로 일기 한 권이 떨어진다. 누군가(래리티) 다가가 일기를 주워 읽기 시작한다. 안에는 종이조각 하나가 접혀져 끼워 있다. 미래의 스파이크가 보낸 편지다. 그 편지는 이렇게 쓰여 있다.
- "이 편지를 여러분들이 읽고 계시다면, 가장 숭고한 행동이 드디어 그 결실을 맺었다는 뜻이겠지요. 그 공로는 나의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단 한 명에게 그 공로를 돌리셔야 합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영웅의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논공행상을 받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떠났습니다. 여러분이 하모니라고 알고 계신 그 포니는, 실은 미래 세계의 스쿠틀루입니다. 스쿠틀루는 여러분 모두를 진정으로 사랑했습니다. 온 이퀘스트리아를 끔찍한 재난에서 구해내기 위해, 그리고 영원히 번영할 미래를 지켜내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희생했습니다. 영원에, 영원의 세월에 걸친 그녀의 용기를 치하하려 하신다면 청하여 바라건대 들어 주십시오. 여러분이 알고 있고, 또 사랑하는 스쿠틀루는 평범한 페가수스가 아닙니다. 그녀는 갈 곳 없는 고아요 몸 둘 곳 없는 외로운 아이일 뿐입니다. 그 나이에, 우직한 고집 하나만이 고귀함의 척도인 것처럼 굴고 있지요. 바라건대, 스쿠틀루와 함께해 주십시오. 스쿠틀루를 맞이하러 가 주십시오. 최후의 포니가 여러분을 사랑했던 것처럼, 그 아이를 사랑해 주십시오. 오직 이것만을 엎드려 부탁드립니다."
- 스파이크는 편지뿐만 아니라, 스쿠틀루가 적어 왔던 일기를 함께 과거로 보냈다. 편지에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어쩌면, 스파이크 스스로 믿어 왔던 것처럼 시간이 아주 불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실천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스쿠틀루는 확실히, 불가능한 일을 해내서 이퀘스트리아의 파멸을 막았다.
- 메인6 멤버들과 스파이크가 서로를 껴안고 가만히 듣는 동안, 래리티가 스쿠틀루의 일기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기 시작한다. 그 안에는 스쿠틀루가 자신이 고정대로 삼았던 이들, 애플잭과 플러터샤이, 레인보우 대쉬, 래리티, 트와일라잇 스파클, 트릭시와 함께하면서 우정에 대해 배운 것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래리티는 마침내 마지막 기록, 스쿠틀루가 자신의 '과거' 속 친구들에게 쓴 편지를 읽기 시작한다. 메인6 멤버들뿐만이 아니라, 소설에 등장했던 다른 인물들(제코라, 더피, 치어릴리, 길다 등)에게 부치는 편지도 있었다. 하나하나 진심을 담은 사랑과 존경, 희망을 말하는 문장이었다. 레인보우 대쉬에게 보내는 편지는 최후의 포니, 스쿠틀루가 쓴 마지막 편지에 있었다. 래리티는 읽는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한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 오직 레인보우 대쉬만이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모든 조각이 맞추어져 가면서 레인보우 대쉬의 반응은 충격에서 납득으로 변화되어 갔다. 이제야 하모니가 해 온 모든 행동들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 "이제 어쩌지?" 누군가가 말문을 열었다. 거의 동시에, 모두가 레인보우 대쉬를 쳐다본다. 레인보우 대쉬가 앞장서 달려가기 시작한다.
- 스쿠틀루가 잠자리를 꾸민 포니빌 교외 숲 속 고독한 오두막집. 재앙이 있었어야 할 날로부터 하루나 이틀이 지났고, 스쿠틀루는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레인보우 대쉬가 그 앞에 나타난다. 스쿠틀루는 깜짝 놀라지만, 기쁘기는 마찬가지다. 스쿠틀루가 무슨 일이냐고 묻는 말이 서서히 흐려지며 사라진다. 레인보우 대쉬 혼자만 온 게 아니다. 트와일라잇 스파클, 래리티, 플러터샤이, 애플잭, 핑키 파이, 스파이크, 트릭시, 셀레스티아, 루나 공주 모두가 그 자리에 있다. 그림만 놓고 보면 기습이라 해도 그리 이상하진 않다. 포니빌 주민들이 주변을 둘러싸며 모인다. 레인보우 대쉬와 스쿠틀루가 그 한가운데에 있다. "다 알아, 꼬맹아. 이제 거짓말은 그만해도 돼. 도와 주러 왔어."
- 스쿠틀루는 처음에는 대들 기세다. 그러나 이내 수그러들어 레인보우 대쉬를 붙잡고 하염없이 운다. 대쉬는 언니처럼 보듬어 안는다. 나머지 인물들도 다가와 꼭 안는다. 메인 6 멤버들이 공동으로 스쿠틀루를 입양해 양육하고, 행복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 지극한 행복이다.
-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눈치챈 거지?"
- "꼬맹아, 넌 분명 강해. 그래도 우리와 같이 하면 좀 더 강해질 수 있을 거야. 최후의 순간까지 우리가 널 버리는 일은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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