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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E/포니 최후의 날

Chapter 17. And the Earth Gives Back / 재번역 필요

by Mergo 2019. 8. 25.

"내가 누군지 알고는 있냐?"

 

비록 그것이 부정직한 포니의 입에서 떨어진 물음이었으나 그 물음은 진실했다잔뜩 흥분한 죽음의 주둥이를그녀를 뜯어 먹겠다는 부정한 욕망을 드러내며 침을 질질 흘리는 죽음의 주둥이를 똑바로 노려보던 스쿠틀루는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에서 유일하게 진실했던 소리는 오직 비명 소리뿐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렸다놈들의 나무칼과 횃불이빨그리고 놈들의 그 창백하게 번득이는 시커먼 눈그 눈으로 쌓아 올린 굽어진 놈들의 벽을 바라보면서그녀는 소리치지 않았다조용하고 나직하게 입을 열 뿐이었다놈들이 그녀를 두려워했다면 그녀의 말을 들을 수 있을 터였다놈들이 그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해도곧 그렇게 될 것이었다놈들이 모를 거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그랬기에 놈들의 그 무지를 놈들에게 들려주었다그녀는 되돌아 흐르는 시간의 강 아래 깊숙한 곳에서 미끄러져 올라온 황동색 어뢰였고놈들의 떨리는 사지 앞에서지금 여기서 급작스럽게 그리고 또 커다란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영겁의 세월 속에서마지막 포니는 처음으로 이 비열하고 멍청한 놈들에게서 달아나지 않았다그녀는 섬뜩한 숨과 함께여기 혼돈의 전령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멍청한 것들인지비로소 깨달았다.

 

놈들은 과거의 병기였고 그녀는 미래의 상처였다. 25년의 세월 동안 폐허의 잿더미로 단련된 그녀의 성정은 돌로 변하여 천 년 동안 강제로 잠들어 있던 놈들의 그것을 압도하고 있었다그래서 그녀의 질문은 진실했고 짧고 날카롭게 탁탁대는 소리와 동시에그녀는 다시 한 번 더 물었다좀 전에 했던 말을 다시 반복한 것인지도 몰랐다어느 쪽이든그녀의 물음은 횃불로 밝아진 공기를 타고 당당하게 울리며 퍼졌다스쿠틀루는 침착하게 저 혐오스러운 괴물 앞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뒷다리는 여전히 짚단 덮어 놓은 지하실 문을 밟아 지키고 있었다그 아래에는 애플 가족들이며 그녀를 '고정'할 포니들이 숨죽여 떨고 있었으니까.

 

"내가 누군지 대가리에 박혀는 있으시냐고."

 

놈들은 몸을 떨며 전율했고놈들의 가죽질의 피부는 증오가 묻어나는 탄력 있는 근육으로 꽉 들어차 있었다언제든 눈 깜짝할 새 놈들이 그녀를 덮쳐 구타하고 찌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아니면그들만의 생각일지도 몰랐다놈들은 그 지긋지긋한 서로의 몸뚱이에 기대어 섰고스쿠틀루는 대담하게도 평온한 숨과 함께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마지막 포니다. 이름이 필요하지 않아서 이름이 없지. 내가 누군지는 잘 모르시겠지만 곧 아시게 만들어 드릴게. 언젠가 나를 향한 증오로 나의 뒤를 쫓아와 나를 사냥하겠지만, 나도 니들이 좆같기는 마찬가지야. 언젠가 내 등짝에 칼을 꽂아 피를 빼내겠지. 어쩌면, 어느 폭풍 오는 날 결국에는 나를 죽일지도 모르겠어. 근데, 그건 그 때 사정이고. 지금은 지금이고, 지금은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란다. 근데 네놈들이 그걸 조져놓고 있다고."

 

그녀의 호박색 눈동자는 광기 어린 선동가의 눈처럼 반짝이고 있었다한 줄기 미진한 떨림이 그녀의 등줄기를 타고 지나갔고그녀의 황동 솜털 덮인 몸 안에서 부풀었다그와 동시에그녀의 입에서 재 묻은 꾸짖음이 나와 떨어졌다.

 

"이 땅은 네놈들이 있을 땅이 아니야. 이 자리는 네놈들이 있을 자리가 아니고. 저 일가의 안식처를 네놈들이 감히 범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대신 날 잡아먹게 해줄게. 전부 먹어치워도 상관없어. 다만, 맛대가리가 있지는 않을 거야. 그건 보증해. 너희 쓰레기 새끼들의 눈깔을 피해 달아나기만 하던 지난 세월 동안, 날 받아준 것은 오직 하나 고통뿐이었어."

 

잔뜩 모여 껌벅거리는 놈들의 창백한 눈에 비친 마지막 포니의 모습은 놈들 한가운데 섞여 들어갔다그녀는 자유낙하를 하듯 두 발굽을 쭉 펼쳤고날개를 유연하게 펼치며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멸종한 생물의 떨리는 숨과 같이그녀는 자기 주변에 잔뜩 몰려든 트롤의 군세를 향해 가볍게 손짓하며 말했다.

 

"그러니 덤벼. 집에 가야지."

 

처음으로 놈들이 그녀를 향한 시선을 돌렸다놈들은 혼란스러운 듯 서로 눈길을 주고받았다멍청하고 짐승 같은 놈들의 정신은 순간 그 정신을 감싸고 있던 피에 미친 본성의 껍질을 깨고 떠올랐다.

 

"덤비라고." 스쿠틀루가 다시 말했다그녀의 말은 단검처럼 가 박혔다.

 

놈들은 그렇게 했다놈들의 송곳니가 다시 별빛 내리는 대기 속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놈들이 든 횃불은 마구 휘둘렸고 발톱은 번들거렸다트롤들이 전진하기 시작했다튀어오르며당장이라도 목을 비틀어 죽여 버릴 듯한 기세로 놈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근육질의 거대한 미사일이 자그마한 그녀의 몸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찌푸린 얼굴은 바뀌지 않았다. "덤벼 보라니..." 그녀의 얼굴로 비스듬히 주먹 하나가 날아왔다두 번째 주먹은 무자비하게 어깨를 구타했다세 번째 놈은 그녀의 검은 갈기를 깃발 끌어내리듯 잡아당기더니 무기력하게 끌려 내려온 그녀의 얼굴을 무릎으로 강타했다두 개의 발톱 돋친 발은 그녀의 배를 맞고 튕겨져 나갔다한 쌍의 다리가 그녀의 가슴을 마구 짓밟았다타오르던 횃불 하나가 자기의 불길로 그녀의 얼굴을 세게 때렸고그 다음으로 사방에 가시가 돋친 오크나무 몽둥이가 날아왔다세 개의 가죽질의 몸뚱이가 그녀의 몸뚱이를 들이받았고그녀는 튕겨져 나가 끝내 쌓아 놓은 귀리 상자들 위로 굴러 떨어졌다.

 

신나게 그녀를 두들겨 패고 구타한 뒤가죽질의 괴물 놈들은 하나같이 함성을 지르며 승리감에 젖어 울부짖었다그들은 그녀의 '시체'를 둘러싸고 둥글게 모여 차가운 흙을 툭툭 쳐 그녀를 덮었다몇몇 트롤들은 떨리는 대지를 자기들 몽둥이로 두들기고 있었고놈들의 친구들도 그렇게 했다마치 술에 잔뜩 취한 취객의 무리를 보는 듯한 잔인한 웃음이 횃불에 비쳐 그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놈들은 마치 가죽질의 기차처럼 건초를 덮어 놓은 지하실 문 쪽으로 달려들어 탐욕스레 그 아래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놈들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발 끌며 걷는 소리에 놈들의 너덜너덜한 귀가 쫑긋 세워졌고무서운 한기에 놈들은 순간 얼어붙으며 손을 멈췄다땅을 파던 놈들의 상판은 대경(大驚)하여 멍청하게 가쁜 숨만 내쉬며 돌아갔고그와 같이 횃불이 몸을 돌렸다.

 

스쿠틀루가 다리를 절면서 다가오고 있었다사지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욱신거리고 있었다그녀는 신음을 흘리고 있었고갈기도 죄다 흐트러져 있는데다 머리도 어질어질했다하지만 살아 있었다황동색 몸뚱이 그 어느 곳에도한 곳 긁힌 자국이 없었고 울혈(鬱血하나 없었다.

 

마지막 포니의 몸이 떨렸고호박색 눈동자는 그녀가 살아있음을 반증하듯 경련하고 있었다그녀가 생각했던 대로트롤 놈들이 휘두른 그 어떤 것들도 엔트로파의 투영된 몸에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하지만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몸이 부서지지 않은 것과는 관계없이 투영된 영혼 자체에는 고통이 물밀듯 들이닥치고 있었다그리고 또 계획에서 고려하지 않은 게 있었는데어느 순간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이 트롤들과의 놀이가 슬슬 즐거워지고 있었다.

 

트롤들은 그녀가 조용히 이 예상외의 사건을 숙고하도록 놓아두지 않았다그녀가 네 발굽으로 대지를 디디고 섬과 동시에놈들이 다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거친 나무칼의 날카로운 날이 날아들었다원래대로라면 나무칼은 어깨부터 시작해서 복부까지 가르며 지나가야 했고그녀는 비틀거리며 쓰러져야 했다세 놈의 트롤이 줄줄이 그녀의 등을 덮쳤고그녀의 옆구리를 톱니처럼 돋친 놈들의 송곳니로 한 번 크게 물었다하지만 뜯어져 나간 것은 놈들의 송곳니였고놈들의 부들부들 떨리는 주둥이는 피투성이가 되었다놈들은 고통의 비명을 내질렀고트롤 두 놈이 더 뛰어들어와 좀 전의 세 놈과 교대했다석화되어 영원히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잔혹한 전쟁광적 본성은 놈들의 독기 어린 근육 한 줄한 줄을 움직여 인형처럼 가만히 있는 페가수스를 마구 걷어찼고칼로 찔렀으며 돌을 던졌다세 번째로 맞이한 지독한 난전은 마지막 포니를 마구 두들겨 패고채찍을 휘두르고 있었다트롤 놈들 중에 가장 키가 큰 놈이 득의양양하게 걸어 다가왔고이내 횃불을 높이 들어올리더니 그녀의 입 안으로 쑤셔 넣었다흘러나온 불길은 눈이 멀 듯 마구 타올랐고놈들의 우두머리는 아무것도 안 하고 멍청하게 구경이나 하고 있던 트롤 몇 놈을 집어다가 불길 속으로 던져 버렸다불길에 휩싸인 트롤들은 흙 위를 데굴데굴 구르며 울부짖었고그러는 와중에도 다른 트롤들은 한데 모여 서서는 그들 사이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향해 나직한 저주와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악마조차도 그 광경을 보면 깜짝 놀라 숨을 급히 들이쉬었을 것이다불길 속에서 그림자 하나가 일어나 섰다트롤들은 최면에라도 걸린 양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쳤고그와 같이 황동색 페가수스 하나가 춤추는 불길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걸어 나왔다그녀는 차가운 날개를 몇 번 펄럭거렸고녹색 불꽃이 그 뒤를 따랐다스쿠틀루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다시 한 번또 다시 한 번 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녹색 불꽃이 다시 한 번 타올라 자기를 아무것도 없는 무의 세계로 다시 데려가기를 기다렸다다시 두 눈을 열어 떴을 때그녀는 아직 그곳에 있었다아직 과거에 남아 있었다그리고 여전히 아팠다.

 

그녀는 아팠다지난날의 이퀘스트리아그 아름다운 정원 위를그녀가 갖기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푸르르던 대지를부끄럽게도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던 그 이틀이 지난 끝에마지막 포니는 자기의 몸을 감싼 엔트로파의 무감한 몸을 풀어 다시 한 번 더 몸을 열어 고통을 깊이 받아들였다그녀의 눈 앞에서 마구 아우성치는 트롤의 군단이 차라리 녹슨 풍향계의 바다였으면녹색 커팅 나이프의 바다였으면 좋았을 것이다그 셋은 마찬가지로 그녀에게 상처 하나 입히지 못했으니까다만 지금은 상처 하나 나지 않는 그녀의 몸뚱이 위를 긁고 지나가는 놈들의 날카로운 발톱과의 얼음처럼 차가운 죽음의 입맞춤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자기 스스로 고통을 받아들이고 있었다고통을 느낄 필요가 있었다그녀의 공포심은 그녀를 죽음의 손길에서 떼어놓을 수는 있었지만상처 하나 나지 않게 해 주지는 못했다고통은 그것을 상기시키는 촉매제였다그녀를 증오하던 것들로부터 도망치는 것만이 가능했던 그 때피 흘리며 흐느끼던 그 연약하던 순간들이 모두 떠올랐다폭풍이 생각났다그녀가 세상의 천장 위로 네 발굽을 디디고 설 때섬광등의 빛은 그녀의 아래에서 춤추며 피어났었다영겁의 황혼 속에서 그녀를 증오하던 것들의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여기 왔을 때부터그녀는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또 기억하고 있었다분노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녀의 황동색 입술이 살짝 뒤틀리며 금강석(金剛石)이라도 산산이 부수어 버릴 것 같은한 줄기 웃음이 지어졌다.

 

"엔트로파 공주님." 그녀는 대희(大喜)의 지독한 침묵 속에 나직이 중얼거렸다그녀의 날개가 접혔다몸과 영혼의 날개가 모두 접혔고그녀는 산 대지에사랑하는 대지에 네 다리를 디뎠다. "엔트로파 공주님고맙습니다이제 충분해요."

 

그녀를 둘러싼 트롤의 수는 두 배가 되었고세 배가 되었다놈들의 분노는 끝이 없었고놈들의 멍청함과 자만심은 더욱 커져 갔다.

 

온 몸에 검댕이 묻은 페가수스는 활짝 크게 웃으며 그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숨을 한 번 들이마셨고곧 말 한 마디와 같이 숨을 내쉬었다. "피를 보고 싶나 봐?" 그녀의 얼굴은 하늘을 찌르는 노기로 딱딱하게 굳어졌고그와 동시에 그녀는 놈들을 향해 쏜살같이 돌진했다. "그래, 내가 피를 보게 해 주지!"

 

트롤의 몸뚱이가 터지듯 사방으로 날렸다놈들은 포니 하나가 인정사정 없이 놈들 사이로 파고들며 날아감과 동시에 놈들의 몸뚱이가 사방으로 날리며 터져 나갔다놈들의 몸뚱이는 그림자의 비명과 함께 아름다운 농지에 비처럼 떨어져 내렸다놈들은 순식간에 다시 한 번 더 그녀를 덮쳤고놈들을 거부하지만 놈들과 다를 바 없는 증오와 고통으로 노래하는 한 포니 위로 쌓이며 보이지 않는 선을 그렸다스쿠틀루의 비명 소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다른 수천수만의 죽은 포니들의 혼을 위해 우는 통곡처럼 고통스럽게 울려 퍼져 옥타비아의 연주와 다르지 않았다그녀는 냉혹한 분노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신에게마저 버림받았던 지난 33년의 세월과그 세월을 고통스럽게 준비하는 전주곡이었던 8년 유년기의 고독했던 겨울그 모든 것은 지금 이 순간의 춤을 위한 것이었고운명이 아무 생각 없이 애플 가족에게 던진 돌덩이였으나그녀를 화나게 만든 저 혼돈의 병기들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

 

그 모든 고통을스쿠틀루는 트롤의 침 질질 흘리는 주둥이에 다시 쑤셔 넣었다불운하게 떨리는 밤의 속삭임에 의미를 부여할 새 협주곡은 턱이 부서지는 소리와 뼈가 산산이 조각나는 소리로 쓰여졌다스쿠틀루는 자기 스스로 죽임의 생명이 되었다그녀는 트롤과 다를 바 없었고오히려 트롤보다 더욱 지독해져 있었다그녀는 시간을 잊은 존재였으며 동시에 트롤의 여왕으로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미래로부터의 이단자로 대지에 강림해 과거의 모든 죄악을 미래의 회색 비탄으로공포와 어둠에서 새로운 마법이 태어나는 곳으로 몰아넣는 자였다여기운명의 장막 너머에서 그녀는 유일하게 황혼의 베일을 걷을 수 있는 자였다다시 저 지긋지긋한 혼돈의 하수꾼들 위로영원히 세상을 데울 온기와 영원히 타오를 빛이라는 저주를 가져올 자였다.

 

놈들과의 싸움은 지옥도의 한 모습이었고그 위 어딘가 몇 놈의 번들거리는 놈들이 애플 일가의 헛간 벽 쪽으로 홱 던져지고 있었다그녀의 발은 순간 새빨간 분수에 걸려 비틀거렸고그녀의 몸뚱이는 극도의 고통에 흠뻑 젖어 헐떡이고 있었다투영된 엔트로파의 몸 끄트머리에는 녹색 불꽃이 조금씩 튀기고 있었지만 이내 유령 같은 웃음에 사라졌다. "하, 니들 병신같이 작전명 뭐시깽이, 이딴 식으로 일 꾸민 건 아니겠지?그녀는 싱긋 웃고는 다가오는 증오의 물결을 향해 침을 뱉었다. "병신들이따위로 해서 뭘 하려고 한 거냐?"

 

그녀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그녀의 날개가 활짝 펼쳐졌고그녀는 '정직'이란 기둥을 찾아 스위트 애플 에이커를 건너 날아가듯 달려갔다산 가죽질의 몸뚱이 수 개가 그녀 주위로 떨어져 내렸고그녀의 갈색 발굽이 놈들 중 하나의 면상을 으스러뜨리며 지나가기 전까지 그녀는 자기가 뭘 쳤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무언가 피학적인 즐거움이라도 있는 양 비명을 질렀다그녀는 놈들의 꽉 악문 턱을 귀걸이인 양 걸고서 피가 줄줄 흘러나는 놈들의 상판으로 뒤덮인 대지 위를 걸어갔다여전히 티끌 하나 없는 그녀의 주둥이가 다른 저 바보들의 무리와 부딪쳤다그래 봤자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리라.

 

"으흐흐흐흐... 하하하하하언제... 언제가 됐든지......그녀는 한 무리의 트롤에게 어퍼컷을 선물해 주고는 버둥거리며 새된 비명을 지르는 놈들로 뒤덮인 대지를 계속 걸어갔다. "그 거지같은 궁둥짝 떼고 일어나서 수천 개 몽둥이를 집어들고 도당을 꾸려 뭐, 혼돈의 군세라고 자칭할 것 같은데 말야. 푸하하하하! 야, 잠깐만, 병신들아! 잠깐만 좀 쉬자! 개웃기네 니들?그녀는 트롤 두 마리를 걷어차 등 뒤에 있던 다 부서져 가는 수레로 던져 버리고는 크게 웃었다그녀의 눈만이 밝게 타오르는 밤의 차가운 수의 속으로달아오른 피바다를 던져 버리며 웃었다다 꺼져 가는 횃불이 몇 개의 나무 조각을 태우고 있었다그래도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따위로 해서 애새끼 하나나 울리겠냐?그녀는 거짓과 진실을 동시에 말하고 있었다그녀는 그 모든 것이기도 했지만 마음 아파하는 존재 하나에 불과하기도 했다포니는 놈들이 자기의 고통스러운 숨과 비웃음의 끝자락을 듣게 내버려 두었다. "디스코드가 네놈들을 자기 군세에 끼워 줄 때도 그 자식은 그냥 장난이나 치고 있었던 거라고가엾기도 하지온 세계의 역사를 찾아봐도 이보다 더한 건 없을 거야." 그녀는 놈들을 보고 웃고 있었다놈들을 보고 비웃고 있었다.

 

어두운 세상은 두 번 녹아 내려갔다놈들은 총력을 다해 그녀에게 덤벼들었다놈들은 그녀의 소름끼치는 비웃음과 함께 나가떨어졌고다시 한 번 나가 떨어졌다놈들은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가떨어지고나가떨어졌다하지만 놈들은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놈들은 그녀를 향해 쇄도했고다시 쇄도했다가 다시 모여 방법을 바꾸고 다시 쇄도해 들어왔다그녀가 놈들의 뒷다리를 잡아 집어 던질 때마다놈들은 계속해서 그 일련의 과정을 반복했다놈들이 피를 흘리는 동안 그녀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고놈들은 단 한 순간도 기세가 꺾이지 않은 채 쇄도해 들어왔다그럴 때마다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놈들 전부를 쓸어 던져 버렸다.

 

아니그녀는 놈들을 죽이지 않았다놈들은 죽일 가치마저도 없었다죽음이라는 평화는 포니들만을 위한 것이었다그녀도 그것을 알아 매번 비명을 지르며 놈들을 강타할 때마다목숨만은 붙여 두었다그녀는 마지막 포니였다죽음은 그녀의 앞에서 멈추었다광풍처럼 뒤섞이던 비명과 뼈 부서지는 소리 속에서도 그녀가 놈들에게 남겨둔 유일한 여지는 희망이었다놈들은 그녀에게 그거라도 남겨 줄 정도로 자애로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그리고 놈들이 아는지 모르는지는 상관없이놈들은 그 죄 때문에미래에 저지른 죄 때문에놈들은 고통받게 될 것이었다.

 

하모니 호의 보일러 소리와 비슷한 비명이 밤의 광기 속으로 사라져 갔고스쿠틀루는 놈들의 그 어떤 속죄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었다.

 

애플 집안 포니들은 지하실 위에서 들려오는 세상의 비명소리와 끝없는 혼란으로 몸을 떨며 전율하고 있었다단 하나의 포니만 빼고.

 

스미스 할머니는 비틀거리는 등잔 아래 철제 선반을 꽉 부여잡고 있었다할머니의 조용한 미명(微明)어린 눈은 지하실 천장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보이지 않지만네 가족들의 생명을 위해 싸우는 한 영혼을 바라보고 있었다저 밴시의 비명소리에는 이유가 있었다스미스 할머니의 주름살 사이를 풀칠해 붙이는 무언가가 있었고변덕스레 썩어 가던 수 년을 어떻게든 기다리게 만든 무언가가 있었다.

 

라임 색깔 솜털을 한 늙은이는 차분한 숨을 내쉬며 나머지 가족들을 바라보았다빅 매킨토시의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진홍색 근육은 위에서 쿵쾅대는 소리가 새어 들어올 때마다 경련하고 있었고그는 지하실을 이리저리 초조한 듯 오가고 있었다그의 떨리는 다리가 웅얼거리고 있던 위노나의 몸에 걸리며 그는 거의 넘어질 뻔했다그는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가끔씩 벽이나 기우뚱하게 서 있던 나무통을 걷어차기도 했고그들 위로 가는 길을 꽉 막아 닫아 버린 지하실 문을 잔뜩 화가 나 도끼눈을 뜨고 째려보고 있었다심장이 건강한 육체 안에서 약동했고 그의 이는 갈렸다하지만 이 모든 불안감의 표출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학살극을 멈추지 못했다.

 

애플블룸은 완전히 엉망이 되어 덜덜 떨고 있었다매번 몸을 떨어 전율할 때마다 아이는 지칠 대로 지쳐 의식을 놓기 직전까지 갔다떨리는 대지의 위에서 커다란 소음이 들려오거나 큰언니의 맥동하는 심장 박동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아이는 끝없이 기다려야만 할 고통 속으로 눈을 떴다아이는 자기를 감싸는 오렌지색 사지에 더더욱 매달렸고고통스러워 보이는 노란색 눈동자는 마구 떨리는 지하실 천장에서 쓸쓸히 떨어지는 먼지 덩어리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애플잭은 끝없이 중얼거리고또 중얼거리고 있었다숨 쉴 겨를도 없이 계속 흘러나오는 기도는 등잔불이 빛나는 지하실의 냉기를 비추었다수십억 마일 저편에서 그녀의 오렌지색 입술은 창백해진 자신의 얼굴을 비추던 하얀 비석에 입맞추었고비석은 쓰라린 기억 저편의 흐릿한 기억을 손짓해 불렀다강하게 자라거라부디 강해지거라강하게 살아라자리에 앉은 그녀의 피와 살은 서서히 경련하기 시작했고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오직 무력하게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당장 가죽과 근육을 벗겨 뜯어낸다 하더라도 지금 그녀 스스로 통감하고 있는 무기력함의 절반조차 느끼지 못할 것 같았다애플잭과 애플블룸은 대지의 품 안에 잉태되어 양수에 뜬 두 아이와 같았고그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애플잭은 차마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수 분의 비탄 어린 광기의 시간은 마치 수 시간처럼 느껴졌으나 결국에는 지나갔고소음과 소란은 마침내마침내 그 끝을 맞았다침묵은 꽉 막힌 지하실에 순식간에 찾아와 평온의 축복으로 방 안을 뒤덮어 산사태와 같았다.

 

애플블룸이 맨 처음으로 몸을 움직였다아이는 축축해진 언니의 앞다리에서 새빨갛게 변한 얼굴을 들어 지하실 문을 비통한 듯 바라보았다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빅 매킨토시의 발걸음도 딱 멈추었고그의 입술은 놀라움에 떡 벌어져 있었다스미스 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할머니는 기다리고 있었다큰손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이번에는 캔틀롯에서의 어떤 방문자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었다.

 

애플잭은 애플블룸을 내려 주고는 잽싸게 지하실 문을 향해 발걸음을 떼었다겁에 잔뜩 질린 가족들과 할 말을 다 했기 때문에 그녀는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석조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단단히 닫힌 문틀 사이를 곁눈질했다겨우겨우 보이긴 했지만나무 판 너머로 희미한 금빛 광채가 떠오르고 있었다처음에는 그것이 횃불이라고 생각했지만문을 짓누르고 있던 거대한 물체 하나가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미끄러져 나감과 동시에 그 빛은 순간 네 배로 더욱 밝아졌다그러자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움직임도 없었고소음도 없었다오직 광채만이 있을 뿐이었다.

 

애플잭은 마른침을 삼켰다그녀는 어깨 너머로 뒤돌아보았다농부 포니의 시선이 애플블룸의 겁에 질린 얼굴로 향했고빅 매킨토시의 혼란스럽다는 표정으로 향했고스미스 할머니의 차분한 눈동자로 향했다주름진 얼굴이 끄덕거렸고애플잭이 그 다음으로 할 그 무언가를 위한 허락은 그 정도면 충분했다.

 

오렌지색 암말의 입에서 작은 끙 소리가 새어 나왔고그녀는 지하실 문을 어려움 없이 밀어 열었다그녀는 순간 익숙하고 따뜻한 광경에 앞을 볼 수 없었다그녀의 두 녹색 눈에 다시 초점이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빛나는 햇빛 아래로 걸어 나갔다몇몇 것들이 시야에 들어왔다몸이 뒤틀리고추악하게 생긴데다가 흰색으로 번들거리고 있는 놈들이었다애플잭은 순간 득시글거리던 놈들의 몸뚱이 사이 한가운데 섰던 공포에 다시 숨을 급히 들이마셨다트롤의 살기 어린 퉁방울눈은 셀레스티아의 태양이 동쪽의 녹색 과수원 지평선 위로 떠오르기 시작함과 동시에 굳어 갔다잠깐 허둥지둥하던 애플잭은 이내 정신을 차렸다돌들은 움직이지 않았다하늘 위에 태양이 떠올라 있는 한절대 움직이지 않으리라.

 

애플잭은 멍하니 눈을 깜박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그녀의 등 뒤에서 초조한 듯 천천히 땅 위로 올라오는 빅 매킨토시와 스미스 할머니그리고 아직도 떨고 있는 애플블룸의 시선은 애플잭의 시선과 같이 움직였고그와 동시에 그녀의 심장은 날카롭게 쿵쿵 뛰었다위노나도 화강암질의 무언가가 뒤덮인 대지 아래서 재빨리 뛰어나와 돌덩어리 사이로 종종거리며 뛰어다녔다트롤의 형상을 한 돌덩이들은 하나같이 울혈의 자국이 있었고베인 상처가 있었고화상 자국이 있었으며 한두 놈은 내장 같은 무언가를 쏟아 내고 있었다하지만 놈들은 모두 눈을 번쩍 뜨고 있었다전부 다 형체는 멀쩡히 유지하고 있었다태양이 솟아오르며 돌로 돌아갈 때놈들은 그 때까지도 살아 있었던 거였다하지만 그 흔적은 없었다.

 

"하모니 언니?!?" 애플블룸이 가냘프게 우는 듯한 목소리로 처음 그녀를 불렀다.

 

애플잭은 몸을 돌리더니 애플블룸을 꾸짖듯 말했다. "야그야조용히 허그래이이러고도 목숨 건질 수—" 그녀는 자기 근처에 앉아 있던 황동색 그림자가 일어나는 모습을 봄과 동시에 얼어붙었다애플잭은 숨이 막히는 듯 헉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려 캔틀롯으로부터의 전령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무감각한 다리를 쭉 펴 올렸고발굽은 다 부서진 무기의 조각들과 불탄 재를 걷어차며 일어났다. "하모니 아가씨... 하모니 아가씨... 우째... 갸들이... 아가씰..." 애플잭의 목소리는 애플잭의 다리가 멈춤과 동시에 멈췄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서 있었다.

 

스쿠틀루는 심호흡을 하며 자기의 검은 꼬리 위로 묵상하는 듯 쪼그려 앉았고그와 같이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환영의 입맞춤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것도 아름답네요저 스스로 잊기를 선택했기에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뿐이었어요즐거움이란 건 고통과 닮은 점이 참 많아요정말로요둘 다 어떤 단어에 불과하지만그 둘 다 비명이 되면 순간 아주 강한 힘이 되거든요." 그녀는 한 번 몸을 떨었고 그녀의 두 뺨에 미소를 닮은 무언가가 어렸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제발 여기서 떠날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아가씨... 아가씨..." 애플잭은 반쯤 비틀거리고 있었다그녀는 발굽을 들어 뻗었으나저 페가수스의 어깨에 얹기에는 너무 무서웠다그랬다간 온 세상이 폭발해 버릴 것만 같았다. "저것들을 죄다 호혼자서 때려잡으신 깁니꺼심지어 주죽이지도 않않으시고요?"

 

"그럴까 생각해 보긴 했네요." 웃음소리 같은 소리가 들렸다스쿠틀루는 한숨을 내쉬더니 조용히 햇볕바라기를 하고 있었다"그래도혹시나 제가 이놈들의 목숨을 끊기 시작하면 죄다 흩어져 버릴 거였고대부분이 도로 숲 속으로 달아날지도 몰랐거든요그것 때문이에요." 날카로운 숨이 뿜어져 나왔다. "아니아니아니아니에요놈들한테 그런 안식을 줄 수는 없었어요그래서 혼만 조금 내 줬죠다른 트롤들이랑 마찬가지로놈들은 지칠 대로 지쳐서도 계속 온 힘을 다해 덤벼들었어요그래서 새벽이 될 때까지 확실하게 손 좀 봐 줬죠셀레스티아 공주님의 광영의 빛은 할 일을 다 했고요." 다시 부드러운 웃음이 어렸다.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말이죠."

 

"아가씨..." 애플잭은 자기 손으로 자기가 사랑하던 어떤 포니를 대지의 품으로 돌려보내던 그 때부터 잃어버린 감정에 서서히 녹아 가며 모자를 벗어 던졌다. "긁힌 자국 하하나 없네요시상에하모니 아가씨어떻게 이이런 일이...?"

 

"끈기, 끈기라고나 해두죠애플잭." 스쿠틀루가 마침내 몸을 돌려 말했다그녀의 말투는 차분해서 비석을 비추는 비석 같았다. "트롤 애들이 타고난 부분이죠포니가 자기 자신들을 상대로 똑같은 끈기를 보여 주리라고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걔들은 그래요그럼이제 이놈들을 잠깐 보시죠." 그녀는 지루하다는 듯 티 하나 없이 깔끔한 농장 위로 아무렇게나 버려진 수십수백의 돌덩이들을 쳐다보았다. "놈들은 꽤나 능력 있는 것들이고앞으로도 그럴 거에요이게 대지에 그 어떤 것도 바치지 않은 짐승들한테 어울리는 최후에요." 발랄한 웃음이 부드럽게 입가에 떠올랐다. "안 그런가요?"

 

"아가씨..." 애플잭은 끝내 무너지고야 말았다그녀는 스쿠틀루의 어깨를 꽉 잡아 껴안았고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완고한 고집으로 수 년간 틀어막고 있던 눈물은 지금이 따사로운 순간에깊은 안도감으로 터져 나오고야 말았다. "아가씰 영영 못 보게 될 줄 알았심더길토핀 공주님 감사합니다아가씰 영영 잃어버리게 되될 줄 알았..."

 

스쿠틀루는 고요하게 다리 하나를 들어 애플잭의 얼굴에 가져갔다. "울지 말아요... 애플잭..." 그녀가 미소지었다거짓말로 가득했던 이틀은 그녀 자신의 것이 아닌 고통에 서서히 사라지며 진실한 숨결에 녹아 들어갔다. "어떤 똑똑한 포니가 저한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우는 건 쓸데없는 일이라고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고그래서 제가 여기 있는 거고... 당신이 여기 있는 거잖아요이제 밤은 끝났어요어때요...?"

 

애플잭은 훌쩍거리고 있었다그녀는 용기를 내어 황동색 페가수스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고몇 번 떨리는 숨을 내쉬어 감정을 추스르고 입을 열었다. "... ... 하하하하..." 애플잭은 활짝 웃어 조금 찡그려진 얼굴로아직도 눈물이 흐르는 얼굴을 스쿠틀루가 내민 발굽을 꽉 껴안으며 부볐다절실히 원하던 마음을 어루만지는 손길을 꽉 껴안아 부비며 몇 번의 숨을 내쉬었다.

 

스쿠틀루는 잠시 애플잭을 안으며 그녀의 어깨 뒤를 슬쩍 곁눈질햇다애플블룸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까르르 웃고 있었다혼란스러워 보였지만다시 기운이 났는지 빅 매킨토시가 활짝 웃고 있었다멍청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멍멍 짖는 위노나의 모습도 보였다그러고 나서 그녀는 스미스 할머니를 보았다스미스 할머니도 그녀를 보았다두 마리의 암말그 둘은 영겁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었다그 둘의 입술이 살짝 굽어지며 희미한 미소를 서로에게 보냈고그 순간의 아름다움은 나이든 포니의 얼굴에서 빛났고 마지막 포니의 얼굴에서도 빛났다.

 

"아가씨는 축복이었구마." 숨과 함께 나온 말소리는 기도 소리처럼 조용했다.

 

그 정도 거리에서는 굳이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었다스쿠틀루는 강철 같은 다리로 대지를 딛고 일어나 오렌지 꽃처럼 피어나는 햇살 아래 애플잭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그게 바로 생의 놀라움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