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E/포니 최후의 날33 Chapter 03. 희망과 조화Of hope and harmony 캔틀롯 왕궁 알현실에서 찾아 온 레코드판의 반들반들한 표면 위에 묻어 있던 먼지를 갈색 발굽이 조심스레 털어냈다. 하모니 호 선실 내부 조명은 레코드판으로도 빛을 뿌렸고, 매끄러운 면이 들어온 빛을 튕겨내는 사이 판 한가운데에 붙은 둥그렇고 흰 라벨지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옥타비아, 공주 교향곡 I ~ IV 악장’ 한없이 부박하고 얇은 레코드판은 조심스레 누군가의 발굽에 붙들려 레코드 플레이어 위로 내려앉았다. 태엽이 풀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레코드판의 번들거리는 표면이 물 흐르듯 돌아가기 시작했고, 바늘이 천천히 자리를 잡으며 그 위로 내려갔다. 한 쌍 녹슨 스피커는 잠깐 거친 잡음을 뱉어냈고, 곧 낮은 첼로음이 사이사이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전체를 주도하는 아름다운.. 2019. 8. 25. Chapter 02. 마지막 포니The Last Pony 수십 시간이 지난 뒤, 높이 솟은 첨탑들이 한데 모여 산맥을 구성한 듯 하늘을 찌르고 늘어선 북방의 한 산맥지대 상공에 하모니 호가 털털거리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잿빛 구름을 뚫고 솟아올랐다. 그 구름이 어디까지 닿을지는 모르되 분명한 한 덩어리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하늘은 그러한 구름이 수천 장 모인 영겁의 바다였다. 비행선 후면 프로펠러들이 회전을 멈추었고, 그와 함께 구리 방향타가 움직이며 녹이 슬어 시뻘개진 작은 비행선의 방향을 정반대로 틀어놓았다. 항속이 0으로 떨어졌다. 자리에 매달린 듯 떠 있던 비행선 내부 조종실에서는 고글 쓴 여자가 막 조종간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참이었다. 그녀는 발굽을 뻗어 체인에 연결한 손잡이를 헐겁게 잡았다. 그 다음 여자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널찍하게 뻗은 .. 2019. 8. 10. Chapter 01. 잿더미 속에서From the Ashes ※ 본 작품은 Fimfiction.net의 Shortskirtsandexplosions 선생이 쓴 것입니다. ※ 블로그에 옮겨놓은 글이 조악하여, 원문을 같이 두고 번역물을 다시 써서 옮깁니다. 故 이윤기 선생님처럼 같은 어려운 책 옮긴 것도 아닌데, 다시 옮기면서도 어이가 없습니다. 대략 7년 정도가 흘렀는데, 이제라도 바로잡음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이러고 한 2년 있다가 또 고치진 않겠죠? ※ 본 번역은 fimfiction상에서 제공되는 메시지 기능을 통해 번역 허가를 받아 이루어진 것임을 밝힙니다. 그녀가 가장 먼저 떠올린 기억은 레인보우 대쉬의 두려움이었다. 어린 망아지는 덜덜 떨며 레인보우 대쉬의 등에 바짝 달라붙었다. 아이는 그녀가 토해내는 거칠고 헐떡거리는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클라우드데.. 2019. 7. 21. 이전 1 ··· 3 4 5 6 다음